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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경영 돌파구로 ‘역외 건강보험공단’ 제안
중소병원계의 불확실한 생존 가능성 극복할 대안
법과 제도, 역선택, 보험료 수급 등 난관 산적해
2018년 05월 31일 (목) 20:06:04 오민호 기자 omh@kha.or.kr

침체된 국내 병원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역외 건강보험공단’ 설립이 제안돼 주목된다.

750만명에 달하는 재외국민과 외국인들인 ‘역외 건강보험’에 가입할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병원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용균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겸임교수는 5월31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중소병원협회 제28차 정기총회 및 학술세미나에서 ‘개방형 역외 건강보험공단 도입 과제’를 통해 향후 중소병원들의 불확실한 생존 가능성을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풍부한 의료자원과 우수의료기술 및 시스템을 구축하고 암(위, 간, 자궁, 대장, 갑상선, 유방, 췌장)의 5년간 상대 생존율 및 간 이식 성공률은 96%로써 미국보다 우위인 수준으로 첨단 의료장비(CT, MRI, 초음파, PACS)구비와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비 규모를 지출하면서 건강지표는 선진국 수준을 달성한 상태지만 현재 병상수는 OECD 국가의 2배 수준으로 국내 의료수요에 비해서 과잉, 공급돼 향후 국내병원의 병상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의료기관의 총 병상수(66만8470병상)중에서 지역 중소병원 중심으로 유휴병상이 30%에 달하고 있어 이를 완화하고 건보재정 효율화 및 의료서비스 고도화 등을 위해선 역외 건강보험을 도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는 것.

이에 따라 750만명에 달하는 재외국민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아시아, 중동 등 주요 국가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현행 건강보험공단과 별도의 ‘역외 건강보험공단’을 설립해 운영하면 상대적으로 저렴(국내 건강보험수가+α)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의료기관의 운영 활성화와 고용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교수는 역외 건보공단은 국내거주 외국인, 재외국인 및 해외진출 기업종사자의 한국건강보험제도 편입을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와 거주외국인의 효율적 관리를 통한 도덕적 해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기대효과로 꼽았다.

또한 국내 의료서비스의 고도화와 의료서비스 및 연계 산업 육성효과는 물론 국내 의료기관 병상활용도 제고와 고용창출을 통해 차세대 먹거리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는 HT·바이오(BIO) 산업 활성화의 순기능도 기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역외 건강보험공단’ 설립을 위해 향후 논의 및 검토해야 할 과제들 역시 산적해 있다.

이 교수는 “재외국민 및 해외 거주자 등 이중보험 가입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비 비례보상제도에 따라 의료보험 중복 가입의 경우 비례분담을 하는 방안과 현재 종합병원 30%, 병원 40%인 해외의료 이용자 병상 점유율의 적정수준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정영호 한림병원장은 중소병원들만의 힘으로만 가능하지 않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충분한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도 외국 정부의 법과 제도 문제, 기존 해외환자 유치 에이전시들과의 관계, 중증 질환자들만이 가입하는 역선택의 문제, 필연적인 초기 적자 문제, 공급자 표준화,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것.

정 병원장은 “역외 건보공단이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리는 이유는 예상되는 문제점들이 다수 있고 이에 대한 논의가 아직 없었기 때문”이라며 “수많은 난관과 과제들이 있지만 국내 급성기 병원의 미래가 밝지 않고 경제상황역시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지금 검토를 하지 않으면 굉장히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운영 중인 건강보험제도와 역외 건강보험제도의 특별한 차별성이 있는지부터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김태현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병원경영학과 교수는 “역외 건강보험에서 보험료를 적정한 수준으로 걷을 수 있을지 다소 의문이 든다”면서 “각 나라마다 각자의 현실에 맞는 보험제도를 도입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보험에 또 가입할 필요성을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높은 가격으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방향이 효율적일 수 있다며 3개월 체류 외국인에 대한 건보혜택의 취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김 교수는 “역선택의 문제, 보험료 수급의 문제 등 국가적 경쟁력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을지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개방형 역외 건보공단이 중소병원의 절박함과 해외환자 유치 전략 중 하나의 프레임으로 시작된 고민이라는 점에서 그 진정성은 이해가 되지만 구체적인 제도로의 도입을 가정했을 때의 한계와 문제점도 제시됐다.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전문위원은 “내·외국민의 차별문제가 대두될 수 있고 충분한 가입자 확보로 제도가 유지될 수 있을지도 검토해야 한다”면서 “초단기적인 운영 형태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소위 ‘먹튀’ 외국인들보다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서 역외 건보공단과 외국인 환자 먹튀 논란은 별도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국무조정실과 보건복지부가 실태조사를 하고 있으니 조만간 보완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조 위원은 전했다.

조 위원은 “중소병원의 수익성을 목적으로 설립한 역외 건보공단을 공공기관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와 반대로 사보험 형태로 운영할 경우 사실상 의료기관을 민간에서 지배하는 구조가 될 수도 있어 의료법상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역외 건보공단도 중요 하지만 그 이전에 왜 이런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지 원인과 구조를 먼저 분석하고 이를 바꿔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이송 중소병원협회장은 “역외 건보공단이 우리나라 병원계의 발전과 국가 발전에 어떤 기대효과가 있는 것인지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실제 실행에 옮길 때 어떤 걸림돌이 있을지에 대한 토론 과정이 앞으로도 꾸준히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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