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집없는 블랙홀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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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집없는 블랙홀 포착
  • 윤종원
  • 승인 2005.09.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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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과학자들이 우주에서 거대한 블랙홀을 발견했으나 기존 상식으로는 반드시 주위에 있어야 할 은하계가 보이지 않아 당혹해 하고 있다고 우
주과학 웹사이트 스페이스 닷컴이 14일 보도했다.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나 강해 빛조차도 달아날 수 없을 정도인 초밀도 `특이점" 속으로 무거운 항성의 중심부가 빨려들어 가는 현상을 말하는데 지구가 속한 은하계를 비롯, 대부분의 거대 블랙홀들은 거대한 은하계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럽 천문학자들이 최신호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로부터 약 50억 광년 떨어진 지점에서 포착된 블랙홀 주위에서는 은하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학자들은 블랙홀의 존재를 말해주는 20개의 준성(퀘이사)을 관찰하던 중 19개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주변에 거대 은하계가 있었으나 HE450-2958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허블 우주망원경과 칠레 북부에 있는 초대형망원경(VLT)을 통해 관찰한 결과 이 블랙홀은 아마도 외관상 정상적인 나선형 은하계와 매우 질량이 큰 블랙홀을 갖고 있는 외부 물체가 충돌하는 희귀한 현상의 결과로 생긴 것 같다고 추정했다.

블랙홀의 가장자리로 빨려 들어가는 우주가스에 의해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준성은 주변의 은하계 전체가 방출하는 것보다 100배나 밝은 빛을 방출하기 때문에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맞은 편에서 오는 자동차의 불빛이 너무 밝으면 자동차 자체가 보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현상으로 주위에 은하계가 있다 해도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개의 망원경을 사용, 관찰 대상 준성을 다른 기준 별과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학자들은 은하계 대신 HE450-2958 주변에서 2천500광년 크기의 이온화 가스 구름을 포착했다. 학자들은 이 블랙홀이 가스 구름을 빨아 들이면서 준성이 됐으며 해마다 가스 구름으로부터 태양 1개 분의 질량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학자들은 또 이처럼 특이한 성질의 준성으로부터 약 5만광년 떨어진 곳에서 크게 찌그러진 은하계를 발견했다. `길동무"로 명명된 이 은하계는 매우 빠른 속도로 새 별들을 낳고 있는 별의 산실로 알려졌으며 대부분의 은하계보다 밝은 적외선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왜곡된 형태와 급속한 별 생성, 적외선의 강한 빛 등 세가지 요소는 이 은하계가 약 1억년 전에 문제의 준성 HE450-2958과 충돌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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