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빙하 녹아 주민 생계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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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빙하 녹아 주민 생계위협
  • 윤종원
  • 승인 2005.09.1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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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의 만년빙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어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누이트족이 대부분인 5만6천 명의 이 섬 주민들은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굉음을 내며 북극 피요르드 해로 떨어져 나가는 광경에 관광객들처럼 환호하지 못하고 가슴을 졸이며 산다.

북극권 한계선에서 북쪽으로 약240㎞ 올라간 그린란드 세번째 도시 일루리사트 부근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2003년 사이에 세르멕 쿠얄렉 빙하가 약10㎞ 폭으로 떨어져 바다로 흘러 나갔다.

이 지역의 한 어부는 "예전에는 겨울철이면 빙산들 사이의 피요르드를 따라 걸어가 구멍을 뚫고 고기를 낚을 수 있는 기간이 여섯 달이나 됐는데 지금은 고작 한두 달 뿐이다. 게다가 예전처럼 빙산 사이의 얼음이 단단하지 않아 개썰매를 끄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냥꾼 출신의 현지 경찰총수 라르스-안데르스 베어는 "가을철이 점점 길어지고 비가 자주 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날씨가 계속 따뜻해지면 순록의 먹이가 되는 풀이 외래종에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물개 사냥을 가업으로 이어온 안톤 우투아크(68)란 사냥꾼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자신의 아들 대에는 물개들이 더 북쪽으로 물러나 물개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냥과 고기잡이, 순록 사육 등을 생업으로 삼는 야말로-네네트 부족들은 "강에 따뜻한 고장 물고기가 나타나 이 고장 물고기 알을 먹어치우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북극해의 얼음은 지난 30년 간 8%, 면적으로는 100만㎢ 가량 줄어들었고 그린란드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시시미우트의 호수는 지난 10년 간 크기가 2배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미국 기상학회의 로버트 코렐 박사는 "증거가 너무도 강력해 학계는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아직도 회의적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린란드 서쪽 바다의 수온이 최근 몇 년 동안 섭씨 3.5도 에서 4.8도로 올랐으며 빙하가 녹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린란드 남부의 세르밀릭 빙하는 11㎞ 뒤로 물러났으며 일루리사트 부근 세르멕 쿠얄렉 빙하 역시 줄어들고 있다. 지난 1967년 관측 당시 이 빙하는 연간 7㎞씩 움직이고 있었으나 2003년 속도는 13㎞로 빨라졌다.

미 국립과학재단의 북극권과학위원회는 지난 8월 앞으로 100년 안에 북극권 바다에 얼음이 없는 사태가 올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학자들은 북극 곰을 비롯, 바다의 얼음에 의존해 살아가는 일부 동물들이 위험에 처할 것이며 일부 종은 몇십 년 안에 멸종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여러 나라 학자들로 구성된 2004년 극지기후영향평가단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만년빙이 녹아 내리면서 수백 채의 건물과 철로, 공항 활주로, 가스 파이프라인이 파괴됐으며 베링해 일부 지역에서 가자미와 대구, 대게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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