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에 껌 붙은 듯 둔한 감각…지간신경종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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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에 껌 붙은 듯 둔한 감각…지간신경종 의심
  • 박현 기자
  • 승인 2015.08.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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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리고 아픈 발가락, 폭 좁은 신발 충격흡수 신발로 바꿔야

여름철에는 실내에서 맨발로 지내게 된다. 그런데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이 저릿저릿 아파 맨발로 생활하지 못하고 푹신한 양말이나 슬리퍼를 신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발가락 신경인 지간신경이 압박을 받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지간신경종은 볼이 좁은 신발을 신은 것이 주 원인으로 편한 신발로 바꾸면 통증이 줄어든다.

그러나 신경종이 큰 경우에는 국소적으로 주사를 놓아 통증을 없애거나 신경종을 아예 없애는 절제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불편한 신발, 발바닥 지간신경 압박해 3~4번 발가락 통증 유발

워킹맘 김 모 씨(42)는 몇 달 전부터 발가락과 발바닥 앞쪽에 저릿저릿 전기가 오는 통증을 느꼈다. 통증은 직장에서 걷거나 서있을 때 심하고 퇴근 후 누워있거나 앉아있을 땐 잦아들었다.

발 앞쪽 통증을 피하기 위해 걸을 때 발뒤꿈치로 내딛다 보니 발바닥 전체에 심한 통증이 생겼다. 임시방편으로 발가락과 발바닥에 밴드를 붙이고 붕대를 감고 생활하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혈액순환 장애를 의심했던 김 씨는 뜻밖에 지간신경종을 진단 받았다.

그녀는 “직장생활을 하느라 구두를 신어야 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주사치료를 받고 편한 신발로 바꾸니 통증이 사라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씨처럼 발가락 저림을 경험하는 여성 중에는 세번째와 네번째 발가락에 이상감각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지간신경종일 가능성이 높다. 몰톤신경종이라고도 불리는 지간신경종은 발바닥을 이루는 5개의 뼈로 구성된 중족골과 발가락 사이를 지나는 신경인 지간신경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자극을 받아 염증이 생기고 단단해져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족저신경의 주위 조직이 단단해지는 섬유화가 이뤄져 생기는데 세 번째와 네번째 발가락 사이에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8~10배 정도 많이 발병하며 중년 여성에게 많은 것이 특징이다.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부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지간신경종은 신경이 눌려 두꺼워지는 병인만큼 발 볼이 좁은 신발의 착용기간과 비례해 발병하기 때문에 주로 30대 이후 여성환자가 많다”며 “발이 저리고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증상은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등 다른 척추질환이 있을 때도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속단해 엉뚱한 치료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로 통증이 발가락으로 뻗치면서 저리고 화끈거리며 양말을 신거나 발바닥에 껌이 붙어 있는 것처럼 감각이 둔해지고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신발을 벗으면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곧잘 방치하는 질환으로 증상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로는 발바닥에 불이 난 것처럼 뜨거운 이상감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발가락이 저리고 무감각한 신경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때문에 평소보다 발 앞쪽 통증이 심하고 이와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지간신경종을 의심해 볼만하다. 평소 볼이 좁은 힐을 많이 착용하는 비서, 모델, 백화점 점원, 인포메이션 직원의 발병률이 특히 높다.

남성은 드물게 축구선수나 발레리노인 경우 축구화와 토슈즈가 발을 압박해 발생한다. 축구 선수 박주영도 한때 지간신경종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

무지외반증있으면 지간신경종 가속화

특히 지간신경종은 엄지발가락 끝이 두 번째 발가락 방향으로 쏠린 무지외반증이나 발바닥 가운데 아치가 거의 없는 평발과 같은 족부 질환과도 무관하지 않다.

건강한 발은 걸을 때 체중이 발바닥 앞쪽에 고루 실린다. 반면 무지외반증과 평발은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에 지나치게 힘이 쏠린다. 이런 경우 걸을 때는 3배, 달릴 때는 5배 정도의 비정상적인 압력이 가해져 지간신경이 압박돼 발병하기 쉽다.

지간신경종은 증상과 진찰소견으로 진단이 가능하나 확실하게 진단하고 신경종의 크기를 알기 위해 초음파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하기도 한다. 지간신경종은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통증을 유발했던 불편한 신발 대신 볼이 넓은 신발로 바꿔주고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

발가락뼈를 지지하고 발가락 사이를 벌려 신경이 압박 받지 않도록 하는 특수 깔창이나 패드도 효과적이다. 이런 치료에도 낫지 않는 중증은 문제가 되는 신경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간단한 수술이지만 수술 후 발가락에 이상감각이 느껴지는 불편함과 재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경험 풍부한 족부 전문의에게 수술 받는 것이 좋다.

볼 좁은 플랫슈즈-굽 높은 하이힐 장시간 착용이 주요 원인, 충격흡수 신발로 바꿔야

지간신경종은 볼이 넉넉한 편한 신발만 신어도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맨발로 서서 신발을 발 위에 올려놓았을 때 바깥으로 발이 나가지 않을 정도로 폭이 있는 신발이 좋다.

발가락이 너무 꽉 조이는 플랫슈즈, 뒷굽이 높고 앞볼이 좁은 하이힐, 밑창이 얇고 단단한 신발의 장기간 착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플랫슈즈나 하이힐은 일주일에 3회 이하로 신고 1~2시간 착용하면 10분 정도는 신발을 벗고 발가락을 움직여주거나 주물러 준다.

또한 앞 부분이 좁고, 특히 위에 장식이 달려 있는 디자인은 발가락을 더욱 압박할 수 있기 때문에 장식이 앞코에 달려 있지 않은 디자인이 발가락에 한결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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