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과 전공의 기피현상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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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내과 전공의 기피현상 예사롭지 않다
  • 병원신문
  • 승인 2015.08.2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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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정원억제 정책이후 각급 수련병원의 전공의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내과의 경우가 유독 심해 수련병원마다 입원환자 당직의 운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병원신임평가센터가 8월19일 집계한 ‘2015년 후반기 전공의 지원현황’에 따르면 인턴과 레지던트는 각각 22.9%, 26.7% 지원율을 나타냈다. 지난해(인턴 21.3%·레지던트 27.7%)와 엇비슷하다.

그러나 내과만을 따로 떼어내 보면 사정이 다르다. 내과의 경우 지난해 후반기의 경우 90명 정원에 33명이 응시해 36.7%의 지원율을 보였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17.7%로 19%p나 떨어졌다. 지원율만 놓고 보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지난해만 해도 평균 지원율(27.7%)을 상회했던 것이 올해에는 평균(26.7%)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후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는 전반기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의료시장의 변화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지표로 볼 수 있다.

전공의들이 내과 지원을 기피하는데 따른 피해는 수련병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입원환자를 관리할 내과 전공의가 부족해 이른바 당직을 전문으로 하는 호스피탈 리스트나 촉탁의를 추가로 고용하는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상급연차 내과 전공의가 많은 수련병원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그만큼 당직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급연차 전공의가 부족한 수련병원에는 전공의가 지원하지 않는 새로운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전공의 지원율은 의사인력 수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십여년전만 해도 지원기피과였다가 PACS 보급으로 인기과로 급부상했던 영상의학과나 노인요양병원의 증가 등으로 수요가 늘어난 정신과의 사례에서 전공의 지원율과 의사인력시장의 변화가 얼마나 밀접한 상관관계에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의 확대로 응급의학과 의사인력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5년간 전공의 지원율이 평균치를 밑돌아 육성지원과로 분류되고 있는 응급의학과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경향은 지난해와 올해 후반기 전공의 지원율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해만 해도 15.4%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는 63.6%로 크게 뛰어 올랐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적절한 해법을 내놓지 못할 경우 내과 지원기피는 의료인력시장에 있어 일종의 트렌드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의료인력시장을 감안한 전공의 수급정책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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