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학교주변 패스트푸드점, 아동 비만의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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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학교주변 패스트푸드점, 아동 비만의 복병
  • 윤종원
  • 승인 2005.08.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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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학교들이 교내에서 탄산음료, 캔디, 도넛 등을 파는 자동 판매기를 제한ㆍ금지하는 등 "아동비만과의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학생들이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학교 주변에 몰려있어 이런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버드 대학의 대중 건강팀은 23일(현지 시간) 공개한 연구 결과를 통해 학교 주변에 집중된 패스트푸드점들은 미국의 아동 비만 문제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카고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중보건저널 9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은 시카고의 인구구성이 다양해 미국내 다른 대도시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대표할 수 있어 연구대상지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시카고내 공ㆍ사립학교와 패스트푸드점의 약 90%인 1천292개 학교와 패스트푸드점 613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교들의 약 80% 는 주변 0.5마일(약 804m) 반경 내에 최소 1곳 이상의 패스트푸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학교 주변 반경 1마일(약 1.6km) 이내에는 다른 지역에서보다 3배 이상 많은 패스트푸드점들이 몰려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의 연구들에서 평소 미국 청소년들 가운데 3분의 1이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고 패스트푸드를 먹는 날은 그렇지 않은 날에 비해 더 많은 열량과 지방, 설탕을 섭취하며 과일과 채소는 덜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이를 감안하면 패스트푸드 회사들이 가장 중요한 고객들인 학생들이 몰리는 학교 주변에 의도적으로 지점을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의 브린 오스틴은 "패스트푸드점의 영업에 가게 위치의 비중이 아주 크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학생들은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공략이 쉬운 아주 중요한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패스트푸드점들이 범람하는 환경에서는 아이들과 10대들이 건강한 식생활을 하기가 무척 어려울 수 있다" 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맥도널드의 월드 리커 대변인은 자사의 패스트푸드점들은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인구 통행량이 많은 지역을 선호하는 것 뿐이며 학교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6살부터 19살까지의 미국 아동 및 청소년 가운데 16% 에 해당하는 900만명 이상이 심각한 비만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같은 수치는 1980년 이후 3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한편 유치원 취학 연령의 아동들이 다른 지역의 아동들보다 2배 이상의 비만 수치를 나타내는 등 아동 비만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카고 지역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학교 주변 패스트푸드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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