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여교장의 장애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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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여교장의 장애아 사랑
  • 윤종원
  • 승인 2005.07.2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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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특수학교 여교장이 정년 퇴임한 후에도 장애아동이 있는 영아원을 찾아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홀트아동복지회 전주영아원의 `할머니 선생님"으로 통하는 최성자(67.여)씨는 작년 2월 지체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인 전주 자림학교 교장직에서 물러난 후 성당에 가는 일요일만 빼고 매일 영아원에 출근하고 있다.

최씨는 요즘 이 곳에서 중증 장애아동 3명을 가르치며 하루 하루를 즐겁고 의미있게 보내고 있다.

최씨가 특수교육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7년.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다 휴직한 그는 적성을 살리면서도 아이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던 중 당시 막 개교한 자림학교 교사로 부임하면서 부터다.

재직 중 쉰 셋이 넘은 나이에 방송통신대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하기도 한 최씨는 힘들게 배운 전문지식을 아이들을 위해 계속 쓰고 싶다는 생각에 자림학교 퇴직후 작년 3월 전주 영아원을 찾았다 .

현재 그가 영아원에서 가르치는 학생은 자폐증세와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성진(7.남.가명)이와 정희(5.여.가명), 수진(6.여.가명)이 등 3명.

지금은 최씨가 방에 들어서면 먼저 알아보고 "선생님!"하며 달려오지만 처음에는 영아원 선생님들과도 눈 한번 안 마주칠 정도로 장애 정도가 심한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매일 아침 10시면 어김없이 찾아와 아이들과 씨름한 최씨 덕에 심각한 언어장애 증상을 보이던 아이들이 1년여만에 말문을 텄으며 이제는 숫자도 제법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부쩍 실력이 늘었다.

전주 영아원 김대선(60)원장은 "이 곳이 장애아 전문시설이 아니라 특수교육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선생님이 오신 후로 장애아들에 대한 교육에 체계가 잡혔다"며 "이젠 아이들이 먼저 사람들에게 다가가 인사할 정도로 인사성과 성격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영 말을 못할 것 같던 수진이가 일년만에 `빵"이라는 첫 한마디를 터뜨렸을 때를 잊을 수 없다는 최씨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홀트 영아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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