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아산상 수상자 26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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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아산상 수상자 26명 발표
  • 박현 기자
  • 승인 2012.11.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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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상 대상 '청소년 학교폭력 지킴이'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수상

지난 17년간 학교폭력으로 멍든 청소년들의 치유는 물론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 온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사장 김종기)이 제24회 아산상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대상인 '아산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2억 원이 주어진다.

우리나라 최초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정부와 시민에게 알리고 학교폭력의 예방과 근절을 위해 1995년 11월 설립된 비영리공익법인(NGO)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

'청소년 꿈과 희망의 징검다리'라 불리는 청예단은 1995년 6월 학교폭력의 피해로 16살의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선택한 외아들을 기리며 그 아버지(김종기 이사장)가 다시는 이 땅에 자신과 같이 불행한 아버지가 없기를 소망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청예단의 설립은 학교폭력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학교, 가정, 학생 모두에게 심각한 인권침해로써 엄청난 사회구조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청소년 인권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 됐다.

청예단이 올해 초 발표한 '2011년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학교폭력 피해자 중 초등학교 시기에 학교폭력을 처음 경험해 본 청소년은 72.7%이고 학교폭력 피해자 중 집단 폭력을 경험한 청소년 피해자는 67.9%이며 학교폭력 피해로 인해 자살생각을 1회 이상 해 본 청소년은 31.4%를 차지했다.

청예단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피해 청소년의 상담과 법률․의료․경호 등의 지원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가해 청소년은 물론 관련 교사, 학부모까지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전문 상담원을 통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심리 지원, 해결방법 조언, 화해․조정․개입 등 2011년까지 총 26만 건의 상담을 통해 청소년 인권문제 특히 학교폭력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 225만 명을 교육하고, 전문가 프로그램을 통해 상담사 등 4천600여 명을 교육시켰으며 '청소년지킴이운동' 등 570여 차례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개최했다.

아울러 100여 권의 학교폭력 연구서를 발간했으며 청예단에서 운영하는 대현장학재단을 통해 950명의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 17년 동안 학교폭력 예방 및 교육, 상담과 위기개입 활동을 펼쳐온 청예단은 부산ㆍ인천ㆍ대구ㆍ광주 등 전국에 12개 지부를 만들었고 총 262명 직원이 심각한 청소년 학교폭력 현장에서 한 아이 한 가정이라도 돕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근무하고 있다.

청예단의 이러한 적극적인 활동은 1997년 '청소년보호법' 제정과 2004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정에까지 힘을 실었다.

또한 2009년 국내 청소년단체로는 유일하게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의 특별지위를 획득한 청예단은 유엔회의에 참석해 청소년 인권보호를 위한 발언은 물론 공고 안에 대해 결의할 수 있게 됐다.

청예단은 2012년부터 국제협력사업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라오스에 행복도서관을 건립해 주었고 라오스 해외봉사단을 운영하면서 현지마을 일손 돕기, 아동ㆍ청소년 대상 평화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상담은 생명을 구하는 일입니다.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면 꽃 같은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사회에 학교폭력 사례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피해 학생들은 물론 가해 학생들까지 혹시라도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학교폭력의 피해로 16살의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선택한 외아들을 기리며 이 땅에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가 사라지기를 꿈꾸며 쉼 없이 17년을 달려온 김종기 청예단 이사장이 제24회 아산상 대상 수상이 확정되면서 밝힌 소감이다.

의료봉사상에는 의사로서 보장된 삶을 마다하고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구촌 이웃들을 위해 지난 20여 년간 의료봉사 활동을 펼쳐온 '히말라야의 슈바이처' 강원희(남, 78세) 씨가 선정됐다.

유능한 외과의사로 살던 그는 간신히 목숨을 건진 교통사고 후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49세 되던 1982년, 네팔로 떠나면서 의료봉사의 첫발을 내디뎠다. 빈부귀천에 상관하지 않고 환자들을 섬기는 의료봉사 활동의 시작이었다.

강원희(78) 씨가 네팔의 관광도시 포카라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1985년, 병원 응급실에 60대 할아버지가 황급히 찾아왔다. 허름한 차림의 할아버지를 검사 및 진찰한 결과 전복막염(全腹膜炎)이었다.

배 전체에 염증이 퍼진 상태여서 급히 수술을 하고 봉합을 마쳤는데 할아버지가 쇼크에 빠져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동행한 아들들은 무섭다며 헌혈을 거부했다. 기가 막힌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자신과 환자의 혈액형이 같은 것을 확인한 강원희 씨는 자신의 피를 정상 채혈량보다 많이 뽑아 수혈했고 환자는 목숨을 건졌다.

자신의 피를 수혈해 중환자를 살려내고 간호사인 부인 최화순(76) 씨를 오토바이에 태워 다니며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찾아 이동진료를 하며 환자가 퇴원하면 식료품을 사들고 환자의 집을 찾는 그를 네팔 사람들은 서슴없이 '히말라야의 슈바이처'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또한 네팔의 거지와 행려자들로부터 '다주'로 불린다. 네팔어 '다주'는 '형님'을 뜻하는데 단순한 형이 아니라 아주 존경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계급사회인 네팔에서 동물인 소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사회적 약자들을 직접 치료하고 무료로 약을 주다보니 그들에게 '다주'로 불리며 추앙받는 것이다.

1934년 황해도 성진에서 태어나 참혹한 전쟁과 가난을 겪은 그는 연세대 의대에 다닐 때부터 의료봉사 동아리활동(생명경외클럽)과 의료선교사 고허번(Herbert A. Codington) 박사의 이동진료를 따라다니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수련의 시절인 1962년 연세대 간호학과를 마치고 간호사로 일하던 부인과 결혼식을 올렸고 '무의촌 진료'를 약속한 혼인서약대로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마친 1970년 무의촌이나 다름없던 강원도 간성에서 개업했다. 속초로 옮겨 10여 년간 대동의원을 운영할 때도 무의탁 노인과 빈민들을 무료로 진료해주었다.

네팔에서는 힘든 병원 근무를 하면서도 한두 달에 한 번은 장거리 이동진료를 다녀왔다. 하루에 갈 수 있는 곳이라면 환자들도 비교적 쉽게 병원을 찾아올 수 있으므로 적어도 하룻밤을 자면서 가거나, 아니면 15시간가량 걸어서 도착할 수 있는 오지를 찾아 매번 200명 이상을 진료했다.

그도 사람인지라 이런 곳을 다녀오면 너무 힘이 들어서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지 사람들 가운데에는 초기에 치료받았으면 건강을 회복했을 환자가 많았다. 진료시기를 놓쳐서 목숨까지 잃는 일을 떠올리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또 다시 험한 길에 오르고 만다고 말한다.

네팔에서 4년, 방글라데시에서 4년, 스리랑카에서 4년, 그리고 다시 네팔에서 4년, 주변의 간곡한 요청으로 1999년 국내로 돌아와 3년 동안 경북 안동성소병원 원장을 마치자마자 다시 2002년 7월 에티오피아로 떠나 7년 동안 의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2010년 10월 아내와 함께 다시 네팔로 떠나 78세인 그는 지금 네팔에서 세 번째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30년 동안 의약품과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오지에서 환자들을 치료한 그의 헌신적인 삶은 2011년 '소명 3-히말라야의 슈바이처'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제가 안식월을 가질 때마다 들르는 포항 선린병원에는 'We care, God heals!'라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의사는 돌볼 뿐이고, 치료는 하나님이 하신다는 말이죠. 제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저는 오지에서 아픈 이들을 돌볼 생각입니다.”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구촌 이웃들을 위해 지난 20여 년간 의료봉사 활동을 펼쳐온 '히말라야의 슈바이처' 강원희 씨가 제24회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이 확정되면서 밝힌 소감이다.

사회봉사상에는 지난 20여 년간 국내 체류한 외국인 난민과 탈북자를 돕는 '피난처'를 세우고 이들의 인권보호 활동을 꾸준히 펼쳐온 이호택․조명숙 부부가 선정됐다.

“난민이 뭐예요? 한국에도 난민이 있어요? 그 사람들은 왜 한국에 오는 거예요?”

난민에게 임시 숙소를 제공하고 법률 지원활동을 펼치는 이호택(52)․조명숙(42) 부부를 만나면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질문이다.

생소한 단어이지만 우리나라에도 난민이 많이 들어와 있다. 그 숫자도 적지 않아 2012년 8월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4천700여 명의 난민들이 자유와 보호를 얻기 위해 우리나라에 난민신청을 한 상태이다.

난민들은 미얀마와 나이지리아, 콩고,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코트디부아르, 에티오피아 그리고 이란 등 세계 각국의 독재 및 분쟁 국가에서 박해와 억압을 피해 우리나라에 왔다.

독재국가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고문당하고 종교와 신념을 지키다가 박해를 받아 가족과 집을 잃고 소수민족이라는 이유로 강제노역에 시달리다가 난민이 된 사람들이다.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유와 평화가 너무나 절실해 그들은 고국을 등지고 국제난민협약국인 우리나라를 찾은 것이다.

우리나라에 온 난민 신청자들은 당국으로부터 난민 인정을 받기까지 정식 취업을 할 수 없다. 소득이 없는 난민들에게는 당연히 집도 없다. 이호택․조명숙 부부는 1993년부터 난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면서 지원 활동을 펼쳐왔다.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 그리고 같은 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한 남편 이호택 씨는 전공인 노동법을 살려 시민종합법률상담소에서 일하다가 1994년 외국인노동자 지원 단체에서 간사로 활동하면서 난민들과 인연을 맺었다. 외국인 노동자 중에는 난민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내 조명숙 씨는 단국대 한문교육과에 다니던 1993년부터 파키스탄 등에서 온 노동자들을 돕는 활동을 하다가 이듬해 외국인노동자 지원 단체에서 일하면서 남편을 만났다.

10년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1997년 결혼한 부부는 신혼여행으로 간 중국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또 다른 난민인 탈북자 문제에 눈을 뜨고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1999년 외국인 난민과 북한 난민을 보호하기 위해 '피난처'(서울 동작구 상도동)를 설립한 부부는 남편이 대표를 맡고 있고 아내는 2003년 탈북청소년을 위한 야간학교인 '자유터학교'를 피난처 안에 만들어 2010년까지 교장으로 활동했다. 2004년에는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를 설립하는데 기여한 아내는 지금까지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다.

'피난처'는 외국인 난민들이 법무부로부터 난민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소송 지원 등 법률상담을 해주고 임시 공동숙소를 제공하는 한편 생필품과 병원치료 등을 지원한다. 또 해외 난민촌 방문조사와 지원 활동도 펼치고 있다.

북한 난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자유터학교'와 탈북 2세 아동들을 위한 공동숙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난민을 위한 피난처 활동을 인정받아 부부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시민인권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부부는 지금 서울 일원동의 15평 연립주택에서 남편의 어머니(임종님, 76)와 각각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인 아들(시헌), 딸(가연)과 함께 산다.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을 느끼지만 사회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해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할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는 이들 부부는 아산상 상금을 난민들을 위한 숙소를 얻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안식을 찾아 우리나라로 피신한 난민들에게 집은 곧 사랑이고, 희망인 까닭이다. 20년 동안 난민 지원이라는 한길을 걸어온 자신들의 활동은 이번에 수상한 명예로운 아산상으로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았다는 것이 부부의 생각이다.

복지실천상ㆍ자원봉사상ㆍ청년봉사상ㆍ재능나눔상ㆍ효행가족상ㆍ다문화가정상
한승완 대전 행복원 사무국장 등 23명(단체 포함) 수상

복지실천상에는 선천성 지체1급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장애인들의 컴퓨터 교육은 물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한승완(남, 35세) 대전 행복원 사무국장 등 5명, 자원봉사상에는 지난 2006년부터 노숙자와 소외계층 무료급식과 노숙자 주거지원에 헌신한 '신빈회' 등 5개 단체(개인 포함)가 각각 선정됐다.

청년봉사상에는 지난 8년간 병원에서 투병중인 어린이 환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주기 위해 미술, 과학 등 학습봉사와 놀이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대학생 연합동아리인 '키즈 유나이티드' 등 5개 단체, 재능나눔상에는 중증장애인 35명으로 구성된 합창단 지휘자로 총 340여 차례 공연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있는 박제응(남, 48세) 씨 등 3명이 수상한다.

특히 효행가족상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난치성 희귀질환을 가진 아들과 함께 철인 3종 경기에 함께 참여해 우리사회에 가족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훈(남, 37세) 씨 등 2명이, 다문화가정상에는 베트남 결혼이민자로 남편과 시부모의 농사일을 도우면서 한국생활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본인과 비슷한 처지의 다문화가족을 위해 이중언어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민정(여, 25세) 씨 등 3명이 선정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수상자 선정을 위해 각계의 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5월부터 3백여 명의 후보자를 추천받아 예비심사, 서류심사, 현지실태조사, 본심사와 아산상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확정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오는 11월23일(금) 오후 2시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생명과학연구원 1층 강당에서 제24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대상인 아산상을 비롯해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청년봉사상, 재능나눔상, 효행가족상, 다문화가정상 총 9개 부문에 대한 시상을 한다.

대상인 아산상 수상 단체에는 상패와 상금 2억 원,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억 원 등 26명(단체 포함)의 수상자에게 총 6억3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한편 아산상은 1989년 재단 설립자인 아산(峨山) 정주영 초대 이사장의 뜻에 따라 불우한 이웃을 위해 헌신해왔거나 효행을 실천해온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으며 사회복지 분야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며 올해 24회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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