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1 - 전문병원제도 도입
상태바
창간특집1 - 전문병원제도 도입
  • 정은주
  • 승인 2005.04.20 0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병원제도, 중소병원 경영난 돌파구 될 수 있을까?
보건복지부가 올해부터 1년간 시범사업을 거쳐 전문병원제도를 본격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혀 병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병원이 도입될 경우 특정진료과목에 한해 종합전문요양기관 수준의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함께 의원-병원-종합병원-종합전문요양기관으로 이어지는 의료전달체계 내에서 새로운 형태의 요양기관종별이 탄생하게 돼 기존 의료체계를 흔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병원계가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병상 신·증설과 경제특구 여파 등으로 병원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급속히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병원제도가 중소병원 경영난의 해법이 될 것인가라는 기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병원제도는 그동안 환자에게는 의료서비스의 전문성을 살려 특정분야의 진료를 전문적으로 제공할 수 있고 국가적으로는 불필요한 자원과 인력의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인 보건의료자원 활용이 가능하며, 병원으로선 전문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매력이 부각되면서 수차례 도입이 추진된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어떤 병원을 전문병원으로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를 두고 병원계 내부적으로도 마찰이 많았다. 진료과와 질환, 대상자의 인구적 특성 및 인체의 장기 등이 기준으로 제안되기도 했으나 일반적인 기준을 도출하는 데에 실패했으며, 3차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 제공이라고 방향을 설정한 뒤에도 환자구성상태나 전문의 수 등을 둘러싸고 논란을 거듭해왔다.


전문병원 시범사업 실시
최근 보건복지부는 대한병원협회와 전문병원제도 관련 실무회의를 개최하면서 전문병원 시범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전문병원제도의 세부 인정기준은 현재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진료실적의 경우 전문병원을 표방하는 진료과에서 치료하는 질병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 만큼 진료실적으로 인정기준을 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특정 전문진료과목의 진료실적 즉, 환자구성비를 인정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정 전문진료과목을 중심으로 몇 개 과가 협진체계를 구축, 보다 표준화되고 전문화된 진료를 행하는 병원을 전문병원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특정과목의 진료실적이 총 진료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병원의 전문의 수도 인정기준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며, 병상수 규제는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병원제도는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의원급과 종합전문요양기관의 전문센터 등은 제외된다.

병원계에선 전문병원제도 도입에 앞서 의료기관종별 가산율 상향 조정과 종합병원 필수진료과목 조정, 전공의 배정 등을 건의하고 있다.

의료의 질적 수준을 확보하기 위해선 인력이나 시설, 장비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므로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지원방법으로 상위 종별 가산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게 병원계 주장이다.

아울러 전공의 배정과 관련, 전문분야의 학회 및 지역 대학병원간 연계를 통해 전공의 파견을 가능케 하고,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수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시범사업 기간에는 특별한 인센티브는 마련되지 않을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법 내에선 진료과목을 표방할 수 없지만 전문병원 시범사업 기관에 대해선 진료과목을 표방할 수 있도록 하는 선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전문병원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사회적으로 전문병원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시범사업 과정에서 수가의 불합리성이나 기타 도출되는 문제점이 있으면 본사업에 반영시키겠다는 게 복지부 구상이다.


전문병원제도, 병원경영난의 해법이 될 수 있나?
당초 병원계의 기대와 달리 정부가 추진중인 전문병원 시범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아 일반병원이 전문병원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의 시범사업 계획에 따르면 일반병원 중 신청을 받아 전문병원 형태를 시도해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전문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10여개 병원을 중심으로 일단 1년간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개선사항을 점검하고 각종 제도를 정비한 이후 본사업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전문병원을 희망한다고 해서 일반병원이 기능을 전환하거나 전문병원을 표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

전문병원으로서의 자질과 경쟁력을 갖춘 병원이 "전문병원"이라는 특화된 형태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육성한다는 것인 복지부의 현재 계획이다. 따라서 전문병원이 모든 중소병원들의 경영난 해소의 돌파구가 되긴 힘든 상황.

전문병원의 목표와 방향에 부합하게끔 병원의 자발적인 노력과 전문적 의료서비스가 뒤따른다면 "전문병원"이라는 새로운 제도권으로 편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이미 경쟁력을 잃은 중소병원이라면 전문병원으로의 전환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실장은 "전문병원 시범사업 도입 과정에서 진입장벽을 너무 높였다"며 "진입장벽을 낮춰 중소병원 살리기 일환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병원제도는 이미 시대의 흐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의료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도 국제화, 전문화라는 흐름에 맞춰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자격을 갖춘 병원에게 "제도"를 통해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