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립대학의 세바스티앵 데리뇨쿠르 박사 등 연구진은 자연과학 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이처럼 신기한 사실을 보고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어린 금화조는 갈라진 목청으로 듣기 싫은 소리를 내지만 아침에 노래를 잘 못 부르는 새끼일수록 나중에는 훌륭한 가수가 되는 `대기만성" 현상을 보인다는 것.
과학자들은 어린 새들이 꿈 속에서 노래 연습을 하기 때문에 아침이 되면 "방향 감각을 잃고" 쉰 소리를 내다가도 결국은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게 되는 것으로 보고있다.
금화조들은 다른 많은 노래하는 새들처럼 노래를 배울 시기가 되면 `뇌 가소기(可塑期)"라는 매우 중요한 단계를 지나는데 이때 새끼들은 어른들의 노래를 주의깊게 듣고 따라하며 열심히 연습해 자기만의 곡조를 갖게 된다.
새들의 노래 배우기는 사람의 말 배우기와 비슷해 아기가 말하기 전에 옹알이를 하듯 새 새끼들은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금화조들은 낮에만 노래 연습을 하고 밤에는 자지만 연구진은 어린 금화조들에게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즉 새끼들은 자고 일어난 직후에는 전날 연습할 때보다 못한 소리를 내며 시간이 지나야 소리가 나아진다는 것.
또 아침에 노래를 못하는 새일수록 나중에는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이처럼 수수께끼 같은 현상의 원인이 다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학자들은 노래를 관장하는 뇌 부위가 잠자는 동안 활발히 운동하는 것으로, 다시 말해 "꿈 속에서 노래 연습"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밤새 노래연습을 하고 나서 아침에 더 노래를 못 부르는 현상에 대해 데리뇨쿠르 박사는 "꿈 속 연습 중 자신의 실제 목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연구에서도 귀먹은 새는 자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해 결국 이상한 소리로 노래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데리뇨쿠르 박사는 아침에 가장 노래를 못 부르는 새가 나중에 가장 잘 부르게 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이들이 가장 유연한 뇌를 갖고 있어 곡조가 틀릴망정 밤새 꿈속에서 연습하고 낮이 되면 자기 목소리를 듣고 잘못을 재빨리 수정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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