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 튀었는데 소방차 수십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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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똥 튀었는데 소방차 수십대 동원?
  • 최관식
  • 승인 2009.04.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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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계, 탈크 사태 국민 여론 예의 주시하며 발빠른 대응
"탈크" 사태로 제약계가 전전긍긍이다. 지난달 말 보건복지가족부장관까지 초청해 자정 결의대회를 열고 의욕을 북돋운 제약계는 "탈크"가 제2의 생물학적동등성 파문으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일요일인 5일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6일에도 관련 위원회를 개최해 문제가 있는 제품은 자진수거해 폐기하는 한편 안전한 원료를 사용해 약을 만들겠다며 대국민 결의를 제시하는 등 연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 상황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겨우 "불똥"만 튀었는데도 수 십대의 소방차를 출동해 물을 뿌려대는 식의 과잉대응을 하고 있는 인상이다.

제약계가 이처럼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탈크" 사태가 국민 여론에 몰고 올 부정적인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란 판단과는 별도로, 정관 개정까지 불사하며 어준선 회장과 창업 2세들을 협회에 전진배치한 "기세"와 국가 성장동력산업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 하겠다는 "의욕"이 싹도 채 자라기 전에 꺾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라는 시각이 더 설득력이 있다.

물론 여론이 불리하게 움직이기 전에 선제적 조치를 통해 "김"을 빼자는 의도도 내포돼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청 발표에 따르면 석면이 검출된 베이비파우더의 원료인 탈크를 제조한 덕산약품공업에 대한 계통조사 결과 약 300여개 업체(기관)에서 원료를 받아간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덕산약품을 제외하고 식품과 의약품, 화장품, 의약외품에 사용되는 37개 탈크 원료 제조·수입업체에 대한 조사 결과 모두 7개 업체에서 공급하는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개 탈크 제조업체에서 300곳이 원료를 받아갔다면 석면이 검출된 탈크를 공급한 나머지 7곳의 계통조사 결과는 단순 계산상으로 2천곳이 넘을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생동성 파문 때와는 달리 제약계가 법을 어겼다는 정황은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일부 탈크에 석면이 함유됐다는 발표가 있고 나서야 식약청이 "새로운 탈크 원료기준 설정 및 조치이행 명령"을 내놨기 때문이다.

제약협회가 이번 탈크 사태와 관련해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가 있을 경우 해당 제품을 자진수거 폐기하는 것과 별도로 새로운 탈크 원료기준에 적합한 원료를 사용해 의약품을 만들기로 결의한 배경이 여기에 있는 셈이다.

제약계는 석면 미검출 검사 등을 반드시 실시해 적합한 탈크만 사용하도록 회원사에 공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탈크" 사태는 정관 개정 이후 첫 회장에 취임한 어준선 회장의 위기대응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란 점에서도 제약계의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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