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 내년도 수가 2% 인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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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내년도 수가 2% 인상 합의
  • 윤종원
  • 승인 2008.10.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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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적 차원 결단 ...현 수가협상체계 개선 필요

9월22일 대한병원협회를 필두로 숨가쁘게 이어진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내년도 건강보험 수가협상이 17일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 열린 병협과의 협상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한의사협회와 잠정이란 꼬리표를 달긴 했지만, 수가협상을 타결한 공단은 오후 들어 1시간 간격으로 대한치과의사회,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에 이어 병협과 마지막 수가협상을 벌였다.

협상시한 마감일인 17일까지 협상이 타결된 의약단체는 한의협을 비롯, 모두 4곳. 한의협과 치협의 경우는 3%대 인상으로 타결됐으며, 약사회는 2.2%, 병협 2% 등으로 알려졌다.

의협의 경우 이날 오후 9시부터 50분간 회의를 진행하다 타결을 보지 못한 채 일단 협상장을 떠났다.

이어 열린 공단과 병협은 2시간 동안의 진통 끝에 수가 2% 인상에 어렵게 합의했다.

병원급 수가인상안이 다른 의약단체에 비해 낮게 조정된 것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수의 급증과 요양급여비용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다른 의약단체들에 비해 컸던 것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1천322곳으로 24%의 증가율을 보였다. 요양병원이 150곳 이상 늘어난데도 원인이 있지만, 요양병원을 제외한 병원급 증가율도 9.1%로 지난해 요양기관 전체 증가율 2.3%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이같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증가세는 신도시를 중심으로 개원의들이 공동개원하고 병원급으로 종별을 신청했기 때문으로 실질적인 병원급 의료기관의 증가세는 평균치와 엇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올 수가협상에서 기관수 증가 외에 병협을 압박한 카드는 요양급여비용 증가율. 지난해의 경우 요양급여비용은 32조원 규모로 2006년보다 약 14% 가량 증가했다. 반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 증가율은 22%로 평균치를 훨씬 웃돌았다.

올해의 경우도 요양급여비용 총액은 약 6%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병원급은 약 7% 정도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종별로 보면 종합전문요양기관과 종합병원은 약 4%대로 다소 낮은 증가세가 예측되는 반면, 병원급은 약 11%, 요양병원은 36% 가량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예측도 병원급 의료기관과 요양병원의 기관 수 증가에 따른 것으로, 올해 수가협상에서 병협을 가장 곤란하게 했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공단측은 모두 6차례에 걸친 병협과의 수가협상에서 자체 연구결과와 급여확대에 따른 재정증가율, 물가상승률, 병상과 기관수 증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수가수준을 결정하겠다고 하면서도 요양급여비용과 기관 수 증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3차 협상 때까지 수가인상 요인이 없다며 동결을 주장했다.

그러나 수가협상 절차와 수가 산출방식에 대한 문제점 지적에 이은 의료왜곡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적정수준의 수가가 필요하다는 설득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와 7.7%에 달하는 임금인상, 경기침체로 인한 환자수요 감소추세, 그리고 의료계의 고통분담으로 보험재정이 올해 2조4천억원 이상 흑자가 났다는 점 등 병협의 끈질긴 협상력에 힘입어 5차 협상때부터 양측의 입장차가 조금씩 좁혀지기 시작해 이날 타결에까지 이르게 됐다.

협상타결 후 박상근 보험위원장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병원계가 고통을 감내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장한 각오로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박 위원장은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병원이 이런 대접을 받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박 위원장은 “이런 수가협상체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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