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뉴 폴리스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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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뉴 폴리스 스토리"
  • 윤종원
  • 승인 2005.01.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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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밤 풍경이 여전한 홍콩의 뒷골목, 이젠 나이가 들어 얼굴에 주름살이 가득한 경찰 진가구(청룽ㆍ成龍)가 벽에 술을 게워내고 있다.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 것은 총 대신 술병.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내용물을 보면 빈 속에 술을 마신 게 분명하다.

토라진 여자친구를 달래면서도 범죄자들을 척척 소탕해내던 이 낙천적인 경찰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이야기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룡"과 `폴리스 스토리"가 신작 `뉴 폴리스 스토리"(New Police Storyㆍ21일개봉)로 돌아왔다.

정확히 20년 전 그가 서른한 살때 출연한 `폴리스 스토리"(警察故事)는 이후 속편 세 편이 더 제작되며 `프로젝트A"나 `용형호제" 시리즈와 함께 청룽 영화의 대표작이 됐다.

바쁜 남자친구에게 투덜대는 메이(장만위ㆍ張曼玉)와 낙천적이면서 의협심이 강한 경찰 진가구(청룽)의 활약담은 설 혹은 추석 시즌이면 극장가와 안방극장을 찾아 왔던 단골 손님이었다.

마지막 편 이후 8년 만에 제작된 `뉴 폴리스 스토리"는 청룽으로서도 오래간만에 홍콩에 돌아와서 출연한 영화다. 지난해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의 `2046"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1년 전 홍콩 시내의 폐건물. 형사반장 진가구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5인조 은행강도들의 뒤를 쫓고 있다. 폐건물은 이들 범죄자의 아지트. 진가구는 이미 3시간 안에 범인들을 잡겠다는 약속을 시민들과 한 터다.

5인조 강도들은 부잣집 출신의 10대들. 게임광인 이들은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 대원들을 하나씩 처치하고 진가구는 혼자 동료들이 희생되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동료들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그는 이후 술독에 빠져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보낸다. 약혼녀 가이(찰리 렁)와의 사이도 이미 멀어진 상태. 그러던 어느날 신참 정소봉이 나타난다. 그에게 다시 일어날 힘을 주는 신참 형사. 이들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며 여전히 경찰들을 농락하고 있는 악당들을 찾아나선다.

영화는 그동안 청룽의 영화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인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죽어나가고 청룽의 눈물은 계속 이어진다. 특히 초반은 특유의 코미디와 아크로 바틱한 액션보다는 어두운 화면 속에 악당들에게 당하는 청룽의 모습이 주를 이룬다. 시작 화면도 주인공 진가구의 얼굴에 맺혀 있는 땀방울의 클로즈업. 이 때문에 청룽이 근작에서 보여줬던 코미디를 기대하며 극장을 찾은 관객은 실망을 할 수도 있을듯.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중반 이후에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앞부분에부터 이미 복수의 계기가 차곡차곡 쌓여 있던 터라 후반부 복수극이 설득력이 있는 데다 스턴트맨 없이 온몸을 던져 직접 해내는 액션 연기가 빛을 발한다.

특히 고층 건물에서의 추격신과 장난감 가게액션 장면,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싸움 등은 한동안 그가 출연하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보지 못했던 스펙터클. 초기 `용형호제" 시절 그의 영화에서 봤던 스케일 있는 액션이 재연된다.

`천장지구"를 연출했으며 청룽과는 `성룡의 CIA"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천무성(陳木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양축"의 찰리 렁(楊采泥)과 신예 시에팅펑(謝霆鋒) 등이 합류했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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