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미녀는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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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미녀는 괴로워
  • 윤종원
  • 승인 2006.12.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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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로 포장한 외모 지상주의의 정치경제학

국내에서만 30여만 권이 팔린 일본 스즈키 유미코의 동명 베스트셀러 만화를 영화화한 코미디물 "미녀는 괴로워"는 올 연말 기대작 중 하나다.

누구나 쉽게 공감이 가는 줄거리와 영화 요소요소에 배치된 웃음 유발 장치들, 마지막에 가슴 찡한 감동까지 이른바 "한국 영화의 흥행공식"을 충실히 따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CF로 스타덤에 오른 신인 배우 김아중(24)이 첫 주연을 꿰찬 "미녀는 괴로워"는 외모 지상주의가 판치는 세태에서 결코 행복할 수 없는 95㎏의 뚱뚱한 여자가 성형수술을 통해 이른바 "S라인 미녀"로 재탄생하면서 벌어지는 기발한 에피소드를 코믹한 터치로 그렸다.

배역을 무리 없이 소화해낸 김아중의 통통 튀는 싱싱한 매력과 함께 이한위, 성동일, 이원종, 김범수, 박노식 등 웃음을 몰고 다니는 조연급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도 볼거리다.

인기 여가수 아미의 립싱크에 대신해 노래를 불러주는 얼굴 없는 가수 한나는 몸무게 95㎏의 "뚱녀". 단짝친구인 정민(김현숙)과 삼겹살에 밥 비벼 먹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외모 지상주의가 교리처럼 떠받들여지는 세태에서 그녀에게 사랑이란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상상 속의 로망일 수밖에 없다.

매번 짝사랑 남자에게 상처받고 자살까지 생각하던 그녀는 목숨을 건 성형수술을 감행해 미녀가 되기로 결심한다.

기적 같은 성형수술을 통해 48㎏의 "S라인 미녀"로 재탄생한 한나는 이름을 제니로 바꾸고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한다.

여자 최고의 무기인 미모를 거머쥐게 된 제니는 인기와 함께 평소 짝사랑하던 음반 프로듀서 상준(주진모)의 사랑까지 얻으면서 환희에 찬 나날을 보내지만 미녀답지 않은 엉뚱하고 비굴한 행동으로 주위의 의심을 사게 된다.

혜성같이 등장한 제니에게 인기와 상준의 사랑을 모두 빼앗기고 질투심에 불타던 아미는 의심스러운 제니의 일거수일투족을 뒤쫓다가 결국 그가 한나라는 사실을 눈치채게 된다.

목숨을 건 성형수술을 통해 얻게 된 인기와 사랑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한 제니. 결국 그는 첫 콘서트장에서 스스로 성형사실을 고백하는 모험을 감행하는데….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촬영된 3억 원 규모의 대형 콘서트 장면과 김아중의 프로 뺨치는 노래 솜씨가 볼 만하다.

48㎏의 "S라인 미녀" 김아중을 95㎏의 뚱녀 한나로 그럴 듯하게 변신시킨 할리우드 특수분장팀의 솜씨도 영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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