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007 카지노 로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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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007 카지노 로얄
  • 윤종원
  • 승인 2006.11.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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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적인 007과 드레스입은 본드걸의 슬픈 조화

007의 변신은 무죄인가.

마틴 캠벨 감독은 007 시리즈의 21번째 작품인 "007 카지노 로얄"에서 지금까지 007 팬들의 뇌리에 각인된 007의 이미지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완벽하고 주도면밀한 슈퍼영웅이 아닌 서민적인 캐릭터의 007을 만들어낸 것.

새로운 007 역으로 대니얼 크레이그를 캐스팅할 때부터 떠들썩했던 "미스 캐스팅" 논란은 이같은 배경에서 출발했다.

늘씬한 비키니 차림의 본드걸과 부담없는 사랑게임을 즐기는 바람둥이 007이 아닌, 지독한 사랑에 빠져 본업마저 팽개치고 사랑에 목매다는 007의 모습을 관객들은 상상할 수 있을까.

007 시리즈중에서는 가장 많은 제작비인 1억5천만 달러(약 1천395억 원)를 퍼부은 영상은 돈냄새가 물씬 풍길 정도로 화려하고 볼거리가 풍부하다. 체코 프라하, 카를로비바리, 이탈리아 베네치아, 코모호수, 바하마 군도, 미국 마이애미, 영국 등을 오가며 돈을 아끼지 않고 찍은 올 로케이션은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번 시리즈의 또하나의 특징은 비키니 차림의 육감적 본드걸이 아닌 드레스 차림의 우아하고 지적인 본드걸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007 카지노 로얄"의 본드걸로 캐스팅된 에바 그린은 영화 내내 한 번도 비키니 차림의 몸매를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제임스 본드를 진정한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우아하고 이지적인 회계사 역으로 출연한다.

에바 그린의 빼어난 미모만으로도 육감적 면모를 느낄 수 있겠지만 기존 007 시리즈의 섹시한 본드걸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듯.

1953년 출간된 이언 플레밍의 첫번째 제임스 본드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007 카지노 로얄"은 시리즈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제임스 본드가 살인면허를 받기 전의 활약부터 소개한다.

영국첩보국 MI6의 평범한 요원이던 제임스 본드(대니얼 크레이그)는 체코에서의 위험한 암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뒤 "살인면허"를 가진 비밀요원 007로 승격된다.

007이 된 제임스 본드에게 첫 번째로 주어진 임무는 마다가스카르에서 테러리스트 몰라카(세바스찬 푸캉)를 감시하는 일.

임무수행 중 상황이 급변하면서 007은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테러리스트 조직에 대한 독자적인 작전에 돌입한다.

단서를 쫓아 바하마에 도착한 007은 베일에 싸인 악당 드미트리오스와 그의 애인 솔랑게(카테리나 뮤리노)를 만나게 되고 드미트리오스가 국제 테러 조직의 자금줄인 르쉬프(매즈 미켈슨)와 연결돼 있음을 직감한다.

르쉬프 일당의 비행기 폭탄테러 음모를 보기좋게 막아낸 007.

신형 비행기 테러를 통해 주식차익을 얻으려다 실패한 르쉬프가 몬테네그로의 카지노 로얄에서 무제한 베팅이 가능한 "홀뎀포커"를 통해 대규모 테러 자금을 모을 계획이란 정보를 입수한 007에게 상부는 르쉬프를 저지하라는 임무를 전달하고 007의 상관 M(주디 덴치)은 007의 자금지원을 위해 영국 재무국 직원인 회계사 베스퍼 그린(에바 그린)을 급파한다.

서로의 능력을 의심하던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지만 테러조직의 위협을 함께 겪으면서 차츰 애틋한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연인사이가 된 베스퍼 그린과 베네치아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던 007은 어느날 우연히 베스퍼 그린이 자신을 배신하려 한다는 낌새를 눈치채면서 영화는 갑자기 비극적 결말로 치닫는다.

베스퍼 그린의 익사 장면을 눈 앞에서 빤히 지켜보아야만 하는 제임스 본드의 고통은 보는 이에게도 슬픔을 자아낸다. 영화 내내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과 장대한 스케일의 폭파신 등은 007 팬들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을 보너스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12월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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