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아직까진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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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재정 아직까진 흑자?
  • 김완배
  • 승인 2006.08.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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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논란 계기로 약값·식대·입원료 정책 되돌아봐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일부 언론에서의 건강보험 상반기 적자 보도와 관련, 국고지원금과 담배부담금을 빼고 계산한 결과라며 실제로는 8월24일 현재까지 6천123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보재정 적자논란을 계기로 지금까지 강력하게 추진돼 온 보장성강화와 약제비 절감 정책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단은 일부 언론보도는 상반기 보험료 부과액과 보험급여비 지급만을 비교하고 국고지원금과 담배부담금같은 국가책임부분은 계산에 넣지 않은데서 온 혼선이라고 설명했다.

공단이 밝힌 올 상반기중 건보재정 현황에 따르면 공단은 상반기에 보험료로 9조2천304억원을 걷어들인데다 국고지원금 1조6천539억원과 담배부담금 3천27억원, 그리고 기타 수입 1천436억원을 합쳐 모두 11조3천306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반면 급여비로 10조3천876억원을 지출하고 관리운영비로 4천376억원을 사용, 기타 지출까지 합쳐 모두 10조9천16억원을 썼다. 4천290억원의 당기흑자를 기록한 셈이다.

공단은 또 1조6천835억원의 누적수지를 기록하고 있으며, 8월24일 현재까지 6천123억원의 흑자를 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험료 수입과 급여비 지출만을 놓고 따지면 올 상반기에 1조1천57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만큼은 확실하다. 이를 국고지원금과 담배부담금에서 메꾼 것일 뿐이다.

정부는 최근들어 건보재정 악화를 이유로 약제비절감을 꾀하는가 하면 보장성강화정책의 방향을 일부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T, MRI에 이어 지난 6월부터는 의료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식대까지 급여화하는 등 강력한 보장성강화정책을 펴 오던 정부에서 건보재정 악화 우려를 내세워 재정지출에 고삐를 조이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공단 발표대로 건보재정이 흑자상태로 안정상태에 있다면 한미통상마찰까지 벌여가며 무리한 약제비 절감정책을 펴는 이유가 불분명한 셈이다. 약제비가 건보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인데, 실상은 전체 건보재정 규모, 즉 파이가 적은데서 비롯된 착시일뿐, 실제 약제비지출이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의약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식대의 경우도 그렇다. 보장성강화에 꼭 필요하다고 어려운 식대를 급여전환해 건보 살림살이에 무게를 가중시킴은 물론 병원마다 조금이라도 더 급여를 받기 위해 영양사를 새로 고용, 영양사가 급증하는가 하면 외주를 주던 병원도 수지를 맞추기 위해 직영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혼란이 가라앉고 있지 않다. 건보 재정은 물론 병원도, 외주업체도 심지어 환자까지 식대급여전환의 수혜자가 되기는 커녕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만간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상급병실 차액에 대한 급여 역시 환자들에게 주는 만족감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여기저기 보장성강화정책이라고만 보기 어려운 정책들이 시행되면서 한편에선 약제비 절감에 간호등급 조정을 통한 중소병원 입원수가 인하 등 재정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약값과 중소병원의 입원료에서 줄여서 얼마만큼 효과를 거둘런지 모르지만, 의료 인프라 자체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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