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티켓, 열차에서 인생과 만나다
상태바
영화 - 티켓, 열차에서 인생과 만나다
  • 윤종원
  • 승인 2006.06.19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5년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영화 "티켓(Tickets)"의 배경은 열차 안. 로마행 열차 안에서 사람들은 만나고, 싸우고, 화해하고, 서로 돕는다.

인생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이 영화는 에르마노 올미ㆍ압바스 키아로스타미ㆍ켄로치 등 세 명의 거장 감독이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 올미 감독은 "나막신"으로 1977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성스러운 술꾼의 전설"로 1988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탈리아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1997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체리향기"로 잘 알려진 이란의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올리브 나무 사이로" 등을 발표하며 이란 영화를 세계 영화의 중심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영화 "보리밭에 부는 바람"으로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국의 로치 감독은 평생 노동자와 독립투쟁 등 좌파적 소재의 영화를 만들어 온 영원한 "반골 감독"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베를린 영화제 장편 극영화 경쟁부문 진출작인 "티켓"은 옴니버스 영화지만 여타 작품과 차별성을 갖는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나로 묶는 대신 영화는 한 편의 장편영화처럼 세 개의 에피소드는 공통의 장소를 배경으로 통일된 줄거리로 진행된다.

올미 감독은 1등석 이야기에 젊은 여성에 대한 노신사의 설렘을 담았고, 키아로 스타미 감독은 2등석 이야기에서 무례한 중년 여성과 젊은 남성 자원봉사자와의 갈등을 그렸다. 로치 감독의 3등석 이야기에는 로마로 축구 경기를 보러 가는 영국 젊은이들이 알바니아 난민 가족에게 베푸는 훈훈한 인정이 담겨 있다.

영화는 한 사람이 연출한 것처럼 옹이 없이 진행된다. 감독들은 자신의 개성보다는 통일성에 초점을 맞춰 옴니버스 영화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관람하면 이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영화를 엮었다.

모든 에피소드가 "맞아 인생은 저런 거야"라는 공감을 갖게 하는 것이 "티켓"의 최대 매력. 사소한 에피소드에 인생을 담아내는 감독들의 역량이 놀랍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5×2"로 2004년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1등석 이야기의 발레리나 브뤼니 테데시와 2등석 이야기의 실바나 데 산티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2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