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인기과가 비인기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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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인기과가 비인기과로 전락
  • 김완배
  • 승인 2006.05.2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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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지원율 급감·진단방사선과 전공의 몰려
경기침체를 비롯,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사회로의 진입 등 의료시장을 둘러싼 환경변화와 맞물려 이른바 메이저로 분류되던 진료과들의 침체가 날로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전공의(레지던트 상급연차) 지원현황에서 쉽게 옅볼 수 있다.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철수) 병원신임평가센터에 따르면 저출산 추세로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는 산부인과의 경우 올해 전공의 지원율은 59.9%. 2001년부터 2005년사이의 평균 지원율 115.9%에 비해 56.0%p나 낮아졌다. 4대 메이저 진료과에서 전공의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비인기과로 전락한 것이다. 산부인과는 의약분업이후 출산후 비만치료 등으로 나름대로 수익창출에 나섰으나 저출산으로 인한 환자수요 급감과 경기침체로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산부인과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은 식대급여화정책도 산부인과를 벼랑끝으로 내모는데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산부인과는 5년간 1.1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다 올해에는 0.59대 1로 정원을 채우는데 실패했다. 최근 3년간 전공의 확보율 역시 63.4%로, 결핵과(25%), 예방의학과(40.0%), 흉부외과(49.4%), 진단검사의학과(61.8%) 다음으로 낮았다. 전공의들이 수련도중 수련을 그만두는 수련포기율에 있어서도 22.5%로 병리과(24.4%) 다음으로 높았다. 4명중 한명꼴로 수련을 중도에 포기한 셈이다.

의약분업이후 새로운 인기과로 급부상했던 피부과와 소아과도 산부인과보다는 덜하지만, 대책마련이 더딜 경우 비슷한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피부과의 경우 올해 전공의 지원율이 5년 평균치보다 25.2%p나 급락했으며 소아과도 14.9%p나 빠졌다. 그러나 피부과의 경우 지원율이 낮아졌음에도 불구, 올해의 경우 1.8대 1의 경쟁율을 보였으며 소아과도 거의 1대 1의 경쟁상황을 나타내 당분간 전문의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부과의 경우 의약분업이후 비급여부문에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려 인기과로 급부상했지만, 경기침체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어 지원율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소아과는 산부인과와 마찬가지로 저출산에 따른 환자수요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아과의 경우 진료영역 확대를 노려 소아청소년과로 개칭을 시도하고 있지만 내과 등의 반발에 부딛쳐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올 전공의 지원율이 5년간 평균치에 못미치는 진료과는 안과(-4.4%p), 비뇨기과(-6.2%p), 흉부외과(-15.1%p), 응급의학과(-2.2%p).

이와는 반대로 진단방사선과의 경우 최근 몇년간까지만 해도 육성지원이 필요한 진료과로 분류됐지만, MRI, CT, PET같은 값비싼 의료장비의 보험급여를 계기로 전문의 수요가 늘어 전공의들이 지원이 몰리고 있다. 진단방사선과의 올 전공의 지원율은 128.0%로 5년 평균치보다 50.2%p나 급증, 방사선과 전문의의 수급변화를 시사했다.

또한 신경과(5년치 대비 전공의지원율 증가·+28.5%p), 내과(〃+27.2%p), 가정의학과(〃+20.8%p), 정신과(〃+17.9%p), 재활의학과(〃+13.9%p)도 전공의들이 선호하는 인기 진료과로 부상하고 있다.
<김완배·kow@k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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