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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홍보는 홍보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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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홍보는 홍보팀만?
  • 병원신문
  • 승인 2020.07.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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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섭·연세의료원 홍보과장
박진섭 과장
박진섭 과장

2015년 초 연세의료원은 특별한 기부 활동을 기획했다. 교직원이 자신이 기부하고자 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도록 교직원 한 명당 5만원씩 종잣돈을 지급해 보자는 별난 기부행사였다. ‘세브란스 기쁨나눔 행사’로 6,000여 명에게 5만원씩 총 3억930만원이 지급됐다.

교직원들은 팀을 이뤄 나눔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영등포역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한 끼 식사를, 휠체어농구선수들에게 농구공과 경기복을, 방글라데시와 요르단 난민 캠프에 의료물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던 저소득층 여고생에게는 뮤지컬 관람 티켓을 선물했다. 세브란스병원이 있는 서대문구 차상위계층을 찾아가 도배 등 집을 고치고, 미혼모시설에 물품을 기증했다. 아동복지시설 아이들을 위해 색동 한복을 맞춰 첫 생일도 축하해줬다. 

개개인에게 주어진 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저마다 의미있는 나눔에 사용했다. 또 직원들은 5만원과 함께 자신의 재능을 더해 기부했다. 기부는 행사가 끝나고서도 계속 이어졌다. 몇몇 팀은 그 후 지속적인 기부의사를 밝혔고, 실제 십시일반 기부를 이어 나갔다. 

이후 몇 차례에 걸쳐 행사가 진행됐다. 이런 기부활동으로 세브란스는 교직원이 함께 고민하며 기부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팀워크를 다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기획의 시작은 단순했다. 한 번에 큰 금액을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전 교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에서 시작됐다. 주관부서인 총무팀을 중심으로 병원 사무팀과 당시 정보통신팀, 홍보팀이 첫 회의를 가졌다. 세부 기획안이 나오면서 시설팀과 보안팀, 서대문구 보건소 등 여러 과, 다양한 직종이 참여하면서 나눔행사는 더 구체화되고 실현 가능한 기획안으로 완성돼 갔다. 당시 나눔행사 소식을 접한 한 일간지에서 봉사활동에 동행했다. 후원 활동을 한 사례들을 취합해 꽤 비중있는 기사로 다뤘다. 물론 그 다음해 진행된 행사도 같은 신문사에서 사회면 주요 기사로 소개됐다.

홍보업무를 하다 보면 가끔씩 듣는 이야기가 “홍보가 잘 돼야 하니까” 혹은 “이건 홍보가 필요하니까 홍보팀에서..” 등이다. 병원의 사회적 역할이 커짐에 따라 병원의 주요 정책이나 편의를 위한 변화 등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알면 좋은 내용들이 많다. 그렇기에 좋은 홍보 소재가 된다.

하지만 무작정 ‘홍보’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과정이 생략된 채 홍보만을 내세우는 것은 쭉정이와 같다. 좋은 결과물은 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좋은 아이디어가 담겨있느냐에 따라 달리 나올 수 있다. 물론 어거지로 홍보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홍보활동이 반복되면 그 기관은 신뢰를 잃게 된다.

앞서 언급한 나눔행사는 자연스럽게(어쩌면 당연한) 홍보로 이어진 사례 중 하나다. 기획단계에서부터 각 부서가 참여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확대해 아직은 거친 아이디어를 더욱 구체화하고 실행안이 마련되면 이후 홍보를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했다. 홍보에 적절한 활동이 선정되면 일정을 잡고 담당 기자에게 행사에 대한 기획의도와 활동을 소개하고 기사화 될 수 있도록 대외홍보를 진행했다. 원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한 행사라 원내 홍보도 중요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활동을 취합하고 일정에 맞춰 내부홍보도 진행했다.

홍보는 당연히 홍보팀 주요업무다. 그렇다고 다른 부서(주관부서)에서 홍보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이벤트나 행사의 주관부서와 홍보팀의 협업이 중요하다. 기획의도가 무엇인지,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주요 내용이나 위험요소는 어떤 것이 있는지 홍보의 시작단계에서부터 모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단순히 장점만을 강조한다거나 위험요소를 감추는 홍보는 자칫 업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 주관부서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홍보팀이 보완해줄 수도 있고, 홍보팀에서 간과한 부분을 주관부서에서 보완해 줄 수도 있다. 그렇기에 홍보는 그 기관(병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 어떤 정책을 시행하는데 홍보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해왔다. 내용은 메일로 보낼테니 확인하고 홍보를 하라고. 메일에는 첨부 문서도 없이 5줄 정도로 정책에 대한 설명만 있었다. 정책을 시행하는 배경이나 대상자, 시행일시 등의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실무 담당자를 찾아 세부내용을 요청했다. 회신으로 온 내용 역시 홍보를 하기에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 그대로 홍보를 했다가는 오해의 소지가 많았다. 물론 발품을 팔아 실무담당자와 면담을 하고 책임자를 찾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했어도 정책의 취약점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담당자의 경우 약점을 드러내놓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A4 한 장으로 요약된 문서만으로 홍보를 하기에는 위험 요인이 많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홍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홍보팀과 실무부서와의 소통이 중요해지고 있다. 장점뿐만이 아니라 문제소지라든가 보완해야 될 부분까지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논의할 수 있어야 홍보효과가 극대화된다.

병원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홍보업무에 오랫동안 종사한 한 대학병원 홍보팀장은 “병원은 인간의 생과 사가 있는 곳이라 많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그 이야기 모두 홍보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그 이야기 하나하나를 홍보 소재로 다루기 위해서는 실무부서에서는 되도록 많은 정보를 오픈해야 되고, 홍보팀은 정보의 가치를 따져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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