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연구를 조작하는 이유
상태바
과학자들이 연구를 조작하는 이유
  • 윤종원
  • 승인 2005.12.24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실험 조작사건은 전세계 생의학 분야를 뒤흔드는 일대 사건으로 과학자들의 학문 윤리에 새삼 조명을 들이대는 것이라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지 인터넷 판이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사건의 본질이 실험실 작업 조작인지, 하급 연구원들의 지나치게 순종적인 태도인지, 아니면 심각한 연구 윤리 결함인지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이로 인해 과학 저널들의 연구 보고서 심사가 강화될 것이며 과학자들은 첨단 연구에 강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CSM은 뉴욕 생물윤리 연구기관인 헤이스팅스 센터의 토머스 머리 소장의 말을 인용, "과학자들이라 해서 별난 인종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특별한 환경에서 맡은 역할을 수행한다..이들은 최고의 아이디어만이 최상위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발붙일 곳이 없는 특수한 사회에서 일하는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생물기술 세기"의 서두인 올해 황교수 사건 외에도 연구 윤리를 무시한 다음과 같은 사건들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 뉴욕주 올버니 지방법원은 지난 달 재향군인복지부 암 전문가인 폴 코너크에 대해 과실치사죄를 적용, 징역 71개월을 선고했다. 코너크는 의료 기록을 조작해 실험대상에서 제외돼야 할 사람들을 약물실험에 동원했으며 이 중 한 사람은 실험도중 사망했다.

▲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지난 10월 연구 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해 연구 보고서에서 증거를 조작한 유망한 젊은 면역 연구가를 해고했다.

▲ 버몬트 주립대의 한 비만연구 전문가는 지난 3월 데이터를 조작, 300만달러의 연구 지원금을 타낸 사실이 밝혀진 뒤 횡령죄를 시인하고 연구 보고서를 철회, 또는 수정하기로 동의했다.

CSM은 최근 설문조사 결과 일반인들은 과학자들을 높이 평가하며 이 때문에 과학자들에게 비현실적일 정도의 윤리적 순수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이언스지를 발행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적 자유ㆍ책임ㆍ법률 담당 마크 프랭클 이사는 "이런 일이 재계에서 일어났다면 사람들은 놀라지도 않겠지만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이 과학자일 경우 사람들은 크게 놀라게 된다"고 말했다.

CSM은 황교수가 자신의 논문에 대해 철회를 요청하자 사이언스지 편집진은 사전에 동료평가가 이루어졌더라면 문제가 걸러졌을지 자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위스콘신대의 생의학 윤리 전문가인 알토 카로 교수는 "어떤 제도도 완벽할 수는 없다. 누군가가 증거를 조작하기로 결심했다면 어떤 검토 제도도 잡아낼 수 없다"면서 "결국은 개인의 도덕성을 믿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