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 국가들도 조류독감 정보는 적극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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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 국가들도 조류독감 정보는 적극 공개
  • 윤종원
  • 승인 2005.10.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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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질병 발생 정보를 좀처럼 공개하지 않았던 국가들도 최근 조류독감과 관련해서는 그 엄청난 파괴 잠재력을 깨닫고 정보를 적극 공개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과 베트남은 물론이지만 심지어 태국의 경우도 예전엔 과자기 나라에서 발생한 질병에 대해 공개하지 않아 국제사회로부터 심하게 비난 받은바 있다.

그러나 조류독감이 이제 유럽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국은 치명적인 위력을 가지고 있는 이 질병의 저지를 위해 적극 협조하고 있다.

유엔 세계보건기구(WHO) 베트남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는 피터 호비는 "각국은 정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최신 정보를 추적하고 있다"면서 "각국은 그들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WHO는 조류독감이 발생했을 경우 빨리 보고하고 조치만 취하면 바이러스가 변이되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해 왔다.

이제까지 인간에게 전염된 조류독감은 전부가 개별 사건으로 지난 2003년 이후 생명을 앗아간 사례는 60여 건이다. WHO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창궐하게 되면 수백만 명까지 사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2004년 1월 동남아에서 최초로 조류독감 바이러스 H5N1 변종으로 사람이 사망한 지 6개월 뒤에야 이 사실을 공개했다.

베트남은 당시 제 22회 동아시아 경기를 준비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지 않고 숨기기에만 급급했다. 한 관리는 "우리는 정치.경제적 이유로 그것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나중에 실토했다.

전문가들은 그 당시 인명피해가 그다지 확산되지 않은 것은 큰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홍콩대학의 데스몬드 오툴 교수는 "늦으면 절대 안된다"고 강조하고 "많은 국가들에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장비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1주일 정도 발표를 미루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6개월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WHO의 호비는 베트남이 늦게 뒤늦게 발표했다고 비난하고 있으나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태국의 경우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없다고 부인하다가 결국 7세 소년이 조류독감으로 사망하자 하는 수 없이 발표하는 추태를 보였다.

호비는 "많은 정부에서 이런 문제는 매우 민감한 이슈로 곧바로 경제에 영향을 끼치고 특히 농업에 의지하고 있는 국가는 그 피해가 심각해 진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에는 사스(SARS)를 은폐하려다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최근 조류독감이 발생하자 발빠르게 공개하는 등 현명하게 대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 정부와 WHO 사이에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빨리 보고한다는 협정이 맺어져 있으나 여전히 불신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주재 WHO 직원 아팔룩 바티아세비는 "중국 당국은 조류독감이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중국 당국은 올해 발생한 조류독감 바이러스 샘플 하나도 우리에게 넘겨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국의 의도와는 달리 정보전달 체제가 미흡하여 조류독감 발생 소식이 늦게 전달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25일 조류독감으로 인한 4번째 사망자 발생을 발표한 인도네시아를 이런 사례로 들 수 있다. 통신체제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1만7천500여개의 섬에 흩어져 생활하고 있는 2억명에게 조류 독감의 위험성을 알리고 또 정작 발병했을 때 그 원인을 확인하고 국제사회에 발표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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