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단체들은 저인망 방식을 이용한 어획고가 전체의 1%도 안 되지만 많게는 5t이나 나가는 롤러를 매단 저인망의 생태계 파괴력은 엄청나다면서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수많은 종이 멸종하는 등 생물다양성에 큰 위협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여러 환경단체들을 대변하는 심해보존연맹(DSCC)의 레미 파르망티에 대표는 "유엔 총회에서 저인망 전면 금지조치를 내릴 것을 지지하는 나라들이 많다. 어느 해역이 취약한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공해상의 저인망 어로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 보존을 촉구하는 생물학자들은 심해 냉수대에서 사는 어종들은 수명이 긴 대신 번식주기가 느리다면서 심해 냉수대 산호초나 해산(海山: 해저에서 1천m 이상 솟은 해수면 아래의 산) 지대에서 어로를 하려면 저인망보다는 여러 개의 줄에 낚시가 달린 주낙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저인망 어선들의 주요 포획대상인 오렌지 라피는 수명이 100년도 넘지만 성년이 되려면 수십년이 걸린다.
전세계 1천100명의 과학자들은 지난해 저인망으로 인한 해저 환경 파괴가 너무 심하다면서 이를 금지시켜 줄 것을 유엔에 요청했고 이런 요구는 같은 해 11월 유엔총회 기간에 각국 대표단에 전달됐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만 해도 저인망 어로 금지를 적극 지지하던 나라들이 올해 들어 태도의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전세계 저인망 어로의 40%를 차지하는 스페인이 특히 뚜렷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환경단체들은 지적했다.
파르망티에 DSCC 대표는 "스페인 북부 해역의 멸치잡이가 붕괴한 것은 단기적 이익만을 좇은 결과이다. 그들은 천연 자원을 파괴하는 것이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일임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에서 저인망 금지조치가 공식 논의되려면 한 국가 대표의 제의가 있어야만 하는데 과거 이런 역할을 맡아왔던 코스타리카가 이번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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