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역 소재 병원이 세계적인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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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지역 소재 병원이 세계적인 병원으로
  • 박현 기자
  • 승인 2015.12.0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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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병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화순전남대병원
조용범 병원장, '자연속의 첨단의료로 환자중심 및 세계중심'으로

시골 군 지역에 위치한 대학병원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어서 화제다. 국내에서는 암 치료 분야(6대 암)에서 대부분 5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암전문병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유명세로 인해서 유럽과 러시아 등 외국에서도 환자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화순전남대병원 조용범 병원장을 만나 성공노하우와 병원경영 전반에 대해 들어보는 기회를 가졌다.

1.메르스로 인해 주춤하지만 여전한 지방병원의 고민거리인 수도권 쏠림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선호현상은 뿌리 깊다. 예로부터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말은 태어나면 제주로 보내야 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수도권 편중도 심각하다.

의료분야 역시 ‘지방불신, 서울선호’가 두드러진다. 이런 편견과 선입견에 맞서기 힘겹다. 서울의 대형병원들이 대체적으로 치료를 잘하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지방병원들의 실력이 없는 걸까. 대다수 전문가들이 말하듯 그건 아니다.

지방에도 우수한 의료진이 골고루 분포돼 있고 치료성과도 좋다. 먼 거리 이동에 따른 불편과 환자의 고통, 가족들의 부담을 감안하면 지방에서 치료받는 게 더 낫다고 조언하고 싶다. 

지난번 메르스 사태는 수도권에 쏠린 의료시스템의 문제점과 취약성에 대한 일종의 경보였다. 역설적이게도 메르스 사태로 인해 서울의 대형병원들이 최고라는 편견이 다소 줄어드는 계기도 됐다.메르스 청정병원으로서 곰곰이 살펴보면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의 경쟁력이 국내 최고수준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의료진의 실력과 병원의 첨단 인프라가 국내 최고수준이고 힐링환경 면에서는 수도권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2004년 개원 당시부터 암 특화병원으로서 우수한 의료진과 국내에 몇 대 없는 최신 첨단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국립대병원으로서 의료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전국 국립대병원 최초로 JCI 재인증을 받아 환자안전과 의료質이  세계적 수준임을 입증해 보였다.

화순은 지역의 75%가 산림지대로 건강에 좋은 음이온과 피톤치드가 풍부한 청정지대다. '호남의 알프스'라 불릴 만하다. 광주시민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상수원이 있고 힐링푸드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자연친화적인 치유환경면에서는 국내 으뜸이라 자부한다. 

수도권과 차별화된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신속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원스톱진료 등 더욱 신속한 치료와 진정성 있는 서비스로 지역민은 물론 수도권 환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 궁극적으로 환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진료와 수술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역환자의 서울유출이 아닌 수도권환자의 화순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고객감동 서비스에 더욱 힘을 쏟겠다.

타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의료분야의 수도권 편중현상을 해소하는 데는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의료·건강정보의 소통창구인 언론매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병원차원에서 대내외 홍보를 강화해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지만 언론 역시 수도권 위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지방의 좋은 병원들을 적극적으로 알려주길 기대한다. 

2.화순전남대병원이 암 치료 분야 모든 적정성 평가 1등급, 특히 6대암(위·폐·간·대장·유방·갑상선) 수술에서 ‘전국 빅5’에 버금가는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암 전문병원으로 특화해 명성을 얻기까지 그동안의 노력과 앞으로의 각오를 전해 달라.

=화순전남대병원은 '無에서 有'를 일궈낸 병원이다. 병원 뒤편이 ‘화순알프스’로 이름 붙여진 산림지대와 인접해 있다. 무등산 자락의 전원도시에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개원당시 우려가 컸다. 대도시가 아닌 고객들의 접근성이 불편한 전원도시에서 과연 성공할 수 있겠느냐며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런 악조건을 혁신과 열정, 도전정신으로 극복해냈다. 의료진은 서로 수술방을 차지하기 위해 밤낮없이 경쟁했다. '병상당 암수술 전국 1위'의 명성은 치열한 열정의 산물이다.

개원 당시부터 도입한 다학제 협진시스템은 국내 모델이 됐다. 서울 대형병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최선의 치료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 클리닉은 한명의 환자를 두고 여러분야별 의료진이 수시로 협진하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분야별 암 치료 적정성 평가나 진료량 평가에 따르면 모두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고 있다. 암환자의 생존율이 수도권 대형병원들보다 뛰어나다는 통계자료도 있다. 

이젠 빠른 진료·수술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신속진료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초진환자를 대상으로 CT, MRI, PET, 내시경, 혈액검사, 병리검사 등 모든 검사를 하루 내에 끝내고 필요한 경우 1주일 이내에 수술을 마치고 퇴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화기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우선 시행중이다.

지난해 미국의 유명 인터넷미디어 'PR웹'은 화순전남대병원을 '아시아를 대표하는 암 전문병원'으로 추천해 화제를 모았다.

암 치료와 함께 심신치유가 가능한 차별화된 핵심의료역량을 더욱 발전시키고 병원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겠다. 의료진의 실력과 병원의 첨단 인프라는 세계적 수준이고 힐링환경 면에서는 수도권보다 뛰어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3.의료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외국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어떤 활동들을 펼치고 있는지?

=화순은 인천공항에서 5시간 정도 걸리는 먼 거리에 있다. 광주·전남은 의료관광의 불모지대이기도 하다. 이처럼 불리한 여건을 딛고 화순전남대병원은 어떻게 2013년 외국인환자 유치 증가율 전국 1위를 차지했을까.

그 밑바탕에는 해외환자들의 신뢰도가 높은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이 있었다. 2009년 JCI 국제인증에 과감히 도전하기로 했다. 물론 당시 반대도 적지 않았다. 지방병원으로서 굳이 국제적인 인증까지 받을 필요가 있는지, 까다로운 국제인증을 과연 받아낼 수 있겠는지 등 의문이 많았다.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2010년 전국 국립대병원으로선 최초, 국내의료기관 중 세 번째로 JCI 인증을 받았다. 2013년에는 더 까다로운 JCI 재인증까지 받았다. 덕분에 환자안전과 진단 치료지침 등 의료의 質이 세계적 수준인 점을 공인받게 됐다.  

2011년 호남권 최초로 국제메디컬센터를 열었다. 병원의 탄탄한 의료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전남도 및 화순군과 손잡고 해외환자 유치사업 선두주자로 나섰다. 올해 보건복지부가 공모한 '지역선도 의료기술 육성사업'에 호남에선 유일하게 5년째 선정됐다.선진의술과 첨단의료시설, 통역 등 전문인력과 국제건강보험이 통용되는 시스템을 완비하고 있다. 뛰어난 의료의 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의료비용도 인기비결이다. 외국인환자의 경우 질환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미국 등에 비해 평균 1/3정도의 비용이면 치료 가능하다.

사후 서비스도 철저하다. 외국인환자가 퇴원해 귀국할 때 세밀한 추적검사 계획을 알려준다. 이 계획에 따라 환자는 자국에서 검사받고 그 결과를 병원으로 보내면 자신의 상태에 대한 피드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의료서비스에 만족한 외국인 환자들의 재방문도 늘어나고 있다.
 
해외의료시장 개척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비례해 미국, 중국, 러시아는 물론 동남아, 중앙아시아의 해외환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4.진료를 통해 축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첨단 의료기술을 개발·사업화에 보건의료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세계적 수준의 병원을 뜻하는 연구중심병원이 수년 전부터 의료계의 화두다.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화순전남대병원은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

=진료에만 몰두해서는 병원 발전에 한계가 있다. 탄탄한 기초의학을 바탕으로 최첨단 의학연구, 신의료기술 개발, 천문학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 조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은 건강지킴이로서의 역할 외에도 지역발전을 위한 핵심 도약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다른 병원들과 다른 차이점이 있다.

국내 최고수준인 화순 백신특구와 연계,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의 중심역할을 맡아 신성장동력을 견인하고 있다. 생물의약산업을 선도하며 의료 인프라를 집적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역발전계획과 연계,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현재 의약품 연구개발에서 제조에 이르는 전 과정이 특구 내에서 가능토록 수준 높은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첨단의학연구, 신의료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암세포를 찾아가 제거하는 박테리아 균주를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인체 내에 투입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극소형 ‘박테리아 로봇’도 세계최초로 전남대와 공동개발 했다.

기존의 암 치료는 수술, 항암제, 방사선치료가 주를 이뤘다. 이젠 '제4의 암치료법'인 면역세포치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세계적인 독일 프라운호퍼 IZI연구소를 병원 내에 유치해 암 치료 연구를 공동으로 하고 있다.
 
최근 광주에 있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이 병원 옆으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전국 군(郡)단위에선 최초로 대학병원과 의과대학이 공존하는 의생명복합도시의 핵심역할을 맡게 됐다.

광주근교의 전원도시인 인구 7만여 명의 화순은 예전엔 폐광촌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젠 이곳이 의료도시, 바이오밸리, 힐링시티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화순전남대병원이다.

5.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나 준비하고 있는 구상이 있다면?

=올해 4월부터 KTX가 개통돼 광주에서 서울까지의 거리가 2시간 이내로 단축됐다. 서울의 대형병원들과의 본격 경쟁이 시작되는 초유의 환경변화에 긴장하고 있다. 대구 등의 선례를 보면 의료나 교육·쇼핑분야에서 수도권으로 역외 유출되는 이른바 '빨대효과'로 타격받았다.

7개월여가 흐른 지금, 아직까지 의료분야의 심각한 역외유출현상은 없다. 되레 수도권 고객들의 화순행이 늘어나는 징후를 보이고 있어 ‘전원도시 속 암 특화병원’이라는 차별화된 강점을 더욱 살려나가려 한다.

전국에서 가장 빨리 진료와 수술이 이뤄지고 행복하고 안전한 환자중심병원이 되도록 하겠다. 지역을 위한 나눔활동과 의료봉사, 사회공헌에도 더욱  앞장서겠다. 

병원차원에서 신속한 진료·수술과 함께 병원시스템의 스마트化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첨단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모바일서비스를 통해 진료안내 같은 단순 의료정보뿐 아니라 접수에서 진료까지 전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 한다. 

앞으로 병원은 의료진과 첨단장비의 우수성, 친절서비스를 넘어 어떤 치유환경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다. 병원내 '치유의 숲' 등 힐링 인프라 강화와 적극적인 활용에 더욱 관심을 쏟겠다.

해외환자 유치를 통한 의료관광과 글로벌 헬스케어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유망한 성장동력이다. 국제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외국의 중증환자를 유치할 수 있는 인프라와 프로그램도 적극 보완해 나가겠다.

화순전남대병원은 무등산 자락의 오지라는 악조건을 딛고 수도권과 먼 지리적 약점을 대도시와 차별화된 장점으로 극복해왔다. 10여 년이라는 단기간에 지역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적인 암 특화병원으로 발돋움했다는 점에서 그 성공의미는 남다르다. 

앞으로도 암치유와 힐링의 요람으로서, 암 정복의 선두주자로서, 의료인재 양성과 연구역량이 뛰어난 산실로서, 지역의 상생·발전을 이끄는 구심체로서 소임을 다하겠다.

고객들에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첨단의료 메카로 각광받기 위해 몇 배 더 노력하겠다. '자연속의 첨단의료, 환자중심, 세계중심'의 핵심가치 아래 글로벌 일류병원으로 도약하는 원대한 꿈을 차근차근 일궈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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