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방조제 역할 섬들 파손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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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만 방조제 역할 섬들 파손 심각
  • 윤종원
  • 승인 2005.09.0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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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해안으로 향하는 허리케인의 위력을 줄이는 방조제 역할을 해 왔던 멕시코만의 섬들이 카트리나로 크게 손상돼 앞으로 이 지역이 대형 열대성 폭풍에 더욱 취약해지게 됐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루이지애나주 남동부 해안과 마주보고 그믐달 모양으로 늘어서 있는 샹들리에 제도. 연구와 구조 목적 외의 선박과 항공기 접근이 제한돼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곳의 사구와 모래밭이 크게 유실된 것으로 보고 있다.

펠리컨의 서식지이자 철새들의 마지막 쉼터이기도 한 브레턴 해협의 이들 섬은 카트리나가 닥치기 전에도 늘 위협을 받아 폭풍이 닥치면 상공에서도 일부분만 보일 정도였다.

퇴적된 모래로 만들어진 이들 섬은 조류에 따라 옛날부터 이리저리 휩쓸려 왔지만 지난 한 세기 동안 루이지애나 해안 쪽으로 특히 잠식이 심했다. 100년 전까지 이들 섬의 크기는 오늘날의 2배 정도였으며 마을과 플랜테이션들이 들어선 때도 있었다.

이들 섬은 큰 파도와 폭풍을 막아주는 자연적인 `과속방지턱" 역할을 해 왔으며 "이들이 없었으면 카트리나의 피해는 훨씬 더 컸을 것"이라고 웨스트 플로리다대학의 클라우스 메이어-아렌트 교수는 말했다.

그는 이제 샹들리에 섬들은 고작 모래톱 정도로만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시시피주 해안의 관광지 빌록시 쉽 섬과 혼 섬, 프티 부아 섬들도 카트리나에 휩쓸려 손상됐지만 클라우스-아렌트 교수는 미시시피의 섬들은 샹들리에 제도보다는 높아 원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행히 루이지애나주 근해의 서쪽 방조섬들은 우려했던 것만큼 피해가 크지는 않아 그랜드 테르와 그랜드 아일 섬은 곧바로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루이지애나주의 허리케인 전문가 윈델 큐롤은 최근 그랜드 아일을 조사한 결과 가옥과 낚시터 등 구조물들은 큰 피해를 입었지만 섬 자체는 비교적 온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샹들리에 제도는 브레턴 해협에서도 먼 곳에 위치해 있어 파이프라인이나 다른 수단을 이용해 새 모래를 퍼붓는 일이 워낙 엄청나기 때문에 당국은 최근 몇 년 동안 복구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지난 1904년 이들 섬을 조류 보호지로 지정한 데 이어 퇴임후인 1915년 직접 방문해 새들을 관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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