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현생인류 같은 時空間서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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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현생인류 같은 時空間서 공존
  • 윤종원
  • 승인 2005.09.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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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는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최소한 1천 년 동안 함께 살았을 것이라는 영국 과학자들의 연구 보고서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됐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 현생 인류의 초기 조상과 네안데르탈인들이 같은 시대에 다른 장소에서 최소한 일정 기간 공존했을 것이라는 주장과 ▲ 현생 인류가 등장한 것은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하고 난 뒤라는 주장, 그리고 ▲ 두 종이 만났을 뿐 아니라 상호교배까지 했다는 주장이 수십 년 간 큰 진전 없이 일진일퇴의 논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케임브리지 대학 폴 멜러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프랑스 중부 샤텔페롱의 루아르 계곡과 알리에 계곡 사이에 있는 그로트 오 페 동굴의 여러 층에서 발견된 도구들을 분석한 결과 약 3만8천 년 전 두 종이 최소한 일정 기간 같은 공간에서 살았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부싯돌과 뼈 가공품을 비롯, 이른바 `오리냑 문화기"로 불리는 시기의 도구들이 이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네안데르탈인들의 것으로 여겨지는 두 층의 도구들 사이에 끼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첫 발견지인 스페인 접경 지대의 이름을 딴 오리냑 문화기의 도구들은 네안데르탈인들의 것보다 정교해 최초의 현생인류가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진은 또 이곳에서 발견된 일부 뼛조각들을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을 한 결과 네안데르탈인들이 최후의 빙하기에서는 비교적 따뜻했던 4만~3만8천 년 전에 이곳에 살았으며 인간은 약 1천~1천500년 동안 이 동굴에 살다가 날씨가 따뜻해지자 밖으로 나가고 네안데르탈인들은 3만6천500~3만5천 년 전 사이에 다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후 네안데르탈인들의 자취는 완전히 끊어졌다.

학자들은 중부 유럽에 살던 오리냑인들과 이보다 남쪽에 살던 후기 네안데르탈인들이 빙하기가 몰려오자 동시에 따뜻한 해안지대로 이동했으며 훗날 다시 기후가 따뜻해지자 처음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멜러드 교수는 "네안데르탈인이 빙하기 기후에 현생인류보다 적합한 체격을 갖추고 있다는 지적도 있으나 현생 인류의 조상은 따뜻한 옷과 불, 보다 나은 은신처 등 추위에 견딜 수 있는 장치를 보다 잘 갖추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은 부분적으로는 기후 변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영토와 땔나무, 먹잇감 동물 등을 놓고 호모 사피엔스와 경쟁을 벌인 끝에 도태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또 두 종이 가까이서 살기는 했지만 문화의 상호작용이나 유전자 교류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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