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미국인 사물 보는 시각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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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미국인 사물 보는 시각 달라
  • 윤종원
  • 승인 2005.08.2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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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들과 유럽계 미국인들이 사물을 보는 시각은 아주 다르다는 사실이 과학 실험으로 입증됐다.

미시간대학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밀림을 배경으로 한 표범 사진을 보여 주었을 때 유럽계 미국인 학생들은 앞쪽의 표범에 관심을 집중시킨 반면 중국인 학생들은 배경을 검토하고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나-페이 추아와 리처드 니스벳 등 연구진은 25명의 유럽계 미국인 학생들과 27명의 중국인 학생들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 눈의 움직임을 관찰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또 물 속 풍경 사진을 일본인들과 미국인들에게 보여주고 본 것을 말하게 하자 미국인들은 곧바로 가장 밝은 지점이나 헤엄치는 물고기 등 가장 빨리 움직이는 물체를 지적했으나 일본인들은 물의 흐름이나 물의 색깔, 바닥의 바위 등을 지적한 뒤에야 물고기에게 관심을 보였다.

일본인들은 배경에 관해 미국인보다 60%나 많은 정보를 제공했으며 배경과 앞쪽 물체의 관계에 대해서는 미국인의 2배나 되는 정보를 제공했다.

니스벳은 이같은 차이가 문화적 배경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시아인들은 우리보다 사회적으로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반면 미국인은 개인주의자들이며 도자기 가게에 들어간 황소같이 될 수도 있어 그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문화의 핵심이 조화에 있는 반면 서방 문화의 핵심은 다른 사람에게는 신경을 덜 쓰고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수천년에 걸쳐 조성된 차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개농으로 쌀 농사를 짓던 고대 중국의 농민들은 물을 나눠 쓰고 아무도 속임수를 쓰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했던 반면 서구인들의 태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도와 올리브를 키우는 개인 농장을 운영하며 독립적인 사업가처럼 행동하던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그는 주장했다.

예를 들어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대상에 집중해 바위가 물에 가라앉는 것은 중력 때문이고, 나무가 물에 뜨는 것은 부력 때문이라고 분석했지만 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던 반면 중국인들은 모든 움직임을 주변 환경과 관련시켜 생각했기 때문에 서방인보다 훨씬 전에 조류와 자기(磁氣)를 이해했다는 것이다.

니스벳은 이같은 차이가 문화적 배경에 기인한다는 것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시아계 학생들이 사물을 볼 때 아시아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과 유럽계 미국인의 중간 정도의 반응을 보이며 때로는 미국인에 가깝게 행동한다는 사실로 입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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