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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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만들어낸 작은 기적
  • 박현
  • 승인 2005.08.24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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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박룡운 씨, 신장이식수술 추진돼
각박하다 불리는 세상 속, 따뜻한 도움의 손길 덕분에 꺼져가던 한 생명이 희망의 빛을 얻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한정남)가 중국동포 박룡운 씨(46세, 성남시 금광2동, 사진 오른쪽)의 신장이식수술 비용 모금을 벌였고, 사회 곳곳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신장이식 수술을 받게 된 것.

현재 박 씨는 강동성심병원 11층10호에 입원해 있으며 8월24일(오늘) 신장이식수술을 한다.

중국 길림성 출신인 박씨는 지난 1997년 9월 기술도 배우고 아내의 골다공증 수술비용을 마련하고자 연수비자로 홀로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빚을 내 한국에 도착한 그 이듬해, IMF를 맞았고, 당장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생활했다. 그러나 현실을 냉담했다.

추운 겨울 보도블럭을 교체하는 고된 일은 육체적인 피로를 가져왔고, 설상가상 사업주는 형편이 어렵다며 5개월 이상 임금을 체불했다. 제대로 먹지를 못하는 날이 계속되면서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고, 2000년도 갑자기 눈이 침침해지기 시작해 병원에 가보니 만성신부전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투석은 엄두도 못하던 중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공신장실에서 무료투석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2001년부터 4년 동안 운동본부 인공신장실에서 정기적인 투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박 씨의 회복을 위해 2001년 박씨의 아내 김순길씨가 한국에 들어와 골다공증 치료를 마친 후 신장이식을 결심했다. 운동본부에 가족교환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조직이 맞는 신장기증자가 나타났지만 3천500만원에 달하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차일피일 수술을 미뤄왔다.

박 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운동본부가 모금을 시작한 것은 지난 7월부터였다. 한 달 동안 신문을 통해서 박룡운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리고, 각막 및 장기기증에 캠페인에 동참해주셨던 많은 기업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하트-하트재단, (주)AIF, 한국정보문화진흥원, 꿈터교회, (주)VFC, 세이브존 광명점,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 갈릴리교회, 신동아건설, 삼성생명 등에서 도움의 손길을 주었다. 또한 점심 한 끼 식사 값에서부터 수표 몇 장에 이르기까지 보낸 사람도 보낸 사연도 다양한 성금이 모였다. 이렇게 모인 성금이 약 2천3백만원을 넘는다.

부족한 비용에 대해서는 강동성심병원에서 부담하기로 결정하면서 24일 박룡운 씨의 신장이식 수술이 확정됐다. 다음날인 25일에는 아내 김순길 씨의 신장기증 수술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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