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의 마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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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의 마음이죠
  • 박현
  • 승인 2005.08.24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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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환자가 형편 어려운 소아암 환자 후견인으로 나서
소아암으로 격리병실에 입원중이면서 가정형편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 환자에게, 같은 병원에 입원중인 환자 하나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위 사람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을지대학병원 소아병동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홍민기(13세, 충남 조치원) 군과 목디스크 수술을 위해 입원해있으면서 홍군을 돕겠다고 나선 이윤옥(54세, 대전 도마동, 사진 맨 왼쪽) 씨.

지난해 12월 악성림프종으로 진단 받은 후 9개월 동안 입원과 통원치료를 반복하면서 암세포와 싸워온 홍군은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나이에 가난이라는 또 하나의 적과 싸워야했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아버지와 다리가 불편한 어머니, 그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동생들까지 다섯 가족이 1급 생활보호 대상자로 힘들게 살아가는 가운데 홍군의 치료비는 분명 남보다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현재 홍군은 악성 림프종이 머리까지 전이되어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 혈액투석까지 받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던 중 정기후원 대상자를 찾고 있던 이윤옥씨를, 을지대학병원 원무부를 통해 소개받게 되었다. 고마운 인연 덕분으로 앞으로 홍군은 이씨로부터 3년 동안 매달 10만원씩을 지원 받게 된다.

후원자가 된 이씨는 도마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불우한 이웃들을 돕는 잇따른 선행으로 인근에서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이다. 홍군을 위한 후원금 이외에도 그녀가 인근 노인회관 및 고아원 등을 돕기 위해 내놓는 돈은 매달 약 60만원에 이른다.

23년 동안이나 남의 식당일을 하며 번 돈으로 현재 경영하는 식당 문을 연지 6년, 주위사람들을 돕기 시작한 것은 올해로 4년째라고 한다.

오랫동안 지병인 당뇨병에 시달리면서 이번에는 목디스크로 입원해 수술까지 받게 된 이씨는 본인이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특별히 질병과 가난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어린 소아암 환자를 돕고 싶었다고.

식당 배달스티커를 마치 자신의 명함인양 당당하게 돌리는 호탕한 성격의 이씨는 "다른 사람들보다 돈이 많아 남아돌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나 또한 어려운 시절을 겪어왔고 또 몸이 아파 봤기에 가난한 사람과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하는 일"이라고 설명하면서 "하루빨리 민기가 건강을 되찾아서 이 인연이 3년이 아니라 10년, 20년, 30년 이상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말로 홍군의 쾌유를 기원했다.

이렇게 맺은 아름다운 인연이 앞으로 오래도록 이어지면서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제2의 가족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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