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마인트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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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마인트 헌터
  • 윤종원
  • 승인 2005.08.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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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를 봤다하면 범인을 금세 찾아낸다는 사람들은 주로 주인공을 의심한다. 주인공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유명 배우를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다보면 그런 관객도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유명 배우들이 초반에 용의자 선상에서 지워지지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결코 공포영화의 카메오처럼 등장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거기서부터 영화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느껴진다.

8명의 FBI 프로파일러 훈련생들이 살인범을 찾는 시뮬레이션 훈련을 위해 외딴 섬에 갇힌다. 네이비씰의 훈련장소인 이 외딴 섬은 마치 영화 세트처럼 마을이 지어져 있고 건물마다 온갖 인형들이 사람인 양 들어서 있어 괴기스럽다. 교관 제이크는 이들 인형 중 하나가 살해당한 것처럼 발견될 것이니 그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아내라는 지시를 하고 섬을 떠난다.

문제는 교관이 떠난 후 실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훈련생 한 명이 누군가가 장치해 놓은 부비트랩으로 인해 동료들 앞에서 죽은 것. 그러나 살인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훈련생들이 하나둘씩 차례로 끔찍하게 살해당한다. 그것도 예고된 시간에. 그러나 섬에는 오직 이들뿐이다. 그렇다면 범인도 이들 중에 있다는 얘기다.

제목 마인드헌터(MINDHUNTER)는 범죄심리분석가를 뜻하는 프로파일러(PROFILER)의 속어. "본 콜렉터"의 덴젤 워싱턴이나 "예스터데이"의 김윤진 등이 바로 이 역을 맡았다.

영화 속 훈련생들은 이 외딴 섬의 관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FBI 프로파일러가 되는 것. 범인의 특성을 추정해내는 분석가여서 이들 모두 천재적 일만큼 똑똑하거나 비상한 재주가 있다. 그런데 범인은 바로 이들 훈련생을 프로파일링하면서 그들의 약점을 잡아내 그대로 살인을 한다.

외딴 섬에서 펼쳐지는 두뇌게임에 슬래셔 무비를 방불케하는 잔인한 살해방법, 공허한 세트와 인형들이 뿜어내는 음산한 분위기가 영화의 집중도를 높인다. 또 "유명배우"들의 허망한 죽음도 뜻밖의 재미를 안겨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대단히 복잡할 것 같은 범인 색출 과정과 그를 잡는 과정이 대단히 아날로그적이라는 것이다.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가 있어도 물 속에서는 숨을 오래 참는 자가 이긴다는 식이다.

영화가 꽤 스피디하고 숨막히게 흘러간다 했더니 역시나 감독이 "다이하드2", "클리프 행어", "롱키스 굿나잇" 등의 레니 할린이다. 관객의 오감을 쥐락펴락할 줄 아는 자 아닌가. 그러나 지나치게 "솜씨"만 좋았다는 인상도 짙다. 좀더 여운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도 "표피적 재미"만을 추구했다.

26일 개봉, 18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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