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조건 제시로 2.3% 수가인상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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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조건 제시로 2.3% 수가인상 선방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2.12.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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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획 병협 임진년 주요사업성과<2> 2013년 수가협상
제로섬게임 같은 수가협상구조 개선 숙제

‘내년도 병원 수가 2.3% 인상, 상대가치점수의 점수당 단가를 67.5원으로 정한다.’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이 11월8일 체결한 201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체결 내용이다.

부대조건으로는 △적정수가 산정을 위해 병원종별 5%(목표) 표본기관을 대상으로 진료비 자료제출에 협조한다 △협회는 만성질환 예방과 건강한 노후를 위한 국민운동을 전개한다. 단 목표 지표를 설정하고 그 성과에 대한 별도의 인센티브를 고려할 수 있다 등이다.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여건상 선방한 협상 결과다. 수가인상에 따른 재정추가분 6천364억원 중 병원이 3천138억원으로 49.3%를 차지했다.

한방 413억원, 약국 657억원, 조산원 1천900만원, 보건기관 27억원이다. 결렬된 의원은 공단 최종 수치가 2.4%(추가소요재정 1천854억원), 치과는 2.5%(276억원)이다.

김윤수 회장은 체결식에서 병원계의 어려운 현실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준 양측 협상단에 인사를 전하고, “이번 수가계약이 병원경영 정상화 및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재투자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병원계는 영상수가 인하와 저수가체계에 따른 경영 악화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의료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내년 5월에 진행될 2014년도 수가계약에서도 공단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김 회장은 “요즘 대선 후보들과 각 캠프에서 내놓은 보건의료분야 공약은 보험재정 확충안은 없고, 선심성 정책만 나열되고 있다”며, “병원계에서는 선심성 정책들이 국가재정과 시간을 낭비하고 경제를 깊은 수렁에 빠뜨리는 일이 없도록 책임있는 의견 제시와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고령화 사회 현상과 맞물려 건강보험 재정이 급증할 경우 5∼6년 후면 그리스 사태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대한병원협회가 11월3일 개최한 ‘100세 건강걷기대회’를 소개하며, “만성질환 예방과 행복한 노후를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국민건강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도 수가협상은 건강보험 재정 흑자가 어느 해보다 많아 의료공급자에게 좀 더 할애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수가인상에 따른 재정증가분이 1천억원에 불과하다.

공단은 상급종합병원 총진료비 증가율이 15∼16%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수가인상에 난색을 표했다.

병협은 병원 진료비가 늘어난 것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에 따른 것일 뿐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되면서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건비와 운영비 증가도 문제시했다.

그리고 의료 질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재투자는 필요하며, 병원은 수익 발생하면 재투자 비용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임을 강조했다.

나춘균 병협 보험위원장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단지 전체 급여비에서 비중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수가인상률이 6.1%에 불과했으며 2013년도 수가조정률은 그동안 받아온 불이익에 대한 일부 보상으로 여겨지며 2014년도 수가협상에도 이같은 수가인상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병협과 공단의 수가협상은 9월24일 협상단 상견례를 시작으로 10월17일까지 5차례 열렸다.

병협 협상단으로 이상석 상근부회장, 나춘균 보험위원장, 조한호 경영이사, 이근영 보험위원이 나섰다. 공단 측은 한문덕 급여상임이사, 정영숙 보험급여실장, 조준기 재정관리실장, 한만호 수가급여실장이 협상에 임했다.

첫 협상에서 병원계는 경영악화로 인한 수가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공단은 총진료비를 합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대안마련을 주문했다. 약제비 절감 같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할 수 있는 부대조건을 걸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의미였다.

이상석 병협 상근부회장은 “영상수가 인하, 응당법, 선택의원제 등 병원계의 수익구조가 크게 악화돼 그에 대한 보전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병원계가 총급여비의 45%의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기존의 수가협상에서 늘 상대적 불이익을 받아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올해만큼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했다.

10월11일 가진 2차 협상에서 공단은 부대조건을 제시했다. 성분명처방, 유형별 차등수가, 병원경영정보 공개 등이다. 모두 병협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부대조건이었다.

10월16일 열린 3차 협상에서 병협은 노인의료비 절감을 위한 대국민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구체적인 건강보험재정 절감 방안을 내놓았다. 공단은 끈질기게 부대조건을 구체화해 갔다.

병협 협상단은 수가협상 마감시한인 10월17일 두 차례에 걸친 릴레이식 협상에서 합의를 이끌어냈다.

협상을 마친 후 한문덕 급여상임이사는 수가협상 결과 브리핑 과정에서 “제도개선 염원이 크다보니 부대조건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의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라며 “공급자단체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부대조건을 내세우다보니 협상의 진정성을 의심 받는 일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한 이사는 “국민보건증진과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제도 유지를 위해 협력을 약속하고 협상을 타결해 준 의약단체장과 협상단에 감사드린다”며 “아쉽게도 간극을 좁히지 못해 협상을 이루지 못한 두 단체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춘균 보험위원장은 10월24일 수가계약 관련 기자회견에서 “재정운영위에서 급여인상 총액을 정한 상태에서 계약을 진행함으로써 여섯 개 단체중 한 곳이 상당한 인상요인이 있으면 타 단체 수가 조정율에 불이익을 보는 제로섬게임 같은 근본적인 문제점은 사회통합과 화합에 걸림돌이 되므로 개선해야한다”고 밝혔다.

나 위원장은 수가결정구조 개선은 법률재정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우선 공단이 각 공급자단체별로 수가협상을 먼저 끝낸 후 재정운영위원회 결의를 받는 순서로 개선해 줄 것을 제안했다.

지난 5년간 중증환자 중심의 보장성이 강화되어 급여비가 누적됐으며 요양병원 증가가 400%가 넘어 병원 수 증가에 따른 급여비가 1조원을 넘는 등으로 인해 각 병원단위 실질 수익은 늘지 않았으며 임금인상률(40∼50%), 병원경영과 직결된 재료대 및 소모품 등 비용 상승요인으로 병원의 수가 인상 효과는 상쇄됐다.

나 위원장은 “공단 재정운영위에서 정한 내년도 총급여 인상액 제한으로 건정심 불참으로 의협이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되며 정당한 수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그 이유는 공급자단체 간 불협화음으로 이어지고 사회통합에도 방해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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