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3천례, 초고난도 수술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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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3천례, 초고난도 수술 세계 1위
  • 박현 기자
  • 승인 2011.04.0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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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간이식 성공률 96%-생체간이식수술 2천570례 세계 최다

급성 간부전으로 인한 간기능 상실로 생명이 위독한 20대 여성이 4월 6일(수) 응급 간이식 수술을 통해 건강한 삶을 되찾았다. 서울아산병원이 간이식수술 3천례를 달성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절체절명의 중증환자를 제외시키지 않았음에도 96%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술 성공률 △2천570건의 세계 최다 생체간이식수술 기록 및 306건의 세계 최다 2대1 간이식 수술 시행 △국내 최다 56건의 ABO 혈액형 부적합 수술로 활성화 토대 및 ABO 혈액형 부적합 2대1 간이식 성공 △2007년부터 4년 연속 연 300례 이상 수술 달성 및 2010년 세계 최다인 연 367건의 수술 성공.

이 많은 발자국들은 서울아산병원이 간이식 수술 3천례와 함께 얻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

과거 의료 선진국으로부터 간이식수술을 배우던 학생에서 이제는 독일과 일본 등 세계 최고의 의료기관에 간이식수술을 전수하며 세계 간이식을 선도하는 스승이 된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세계 의학역사에 또 하나의 큰 발자취를 남겼다.

세계 최고의 간이식 드림팀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4월 6일(수) 급성 간부전으로 생명이 위독한 최모 양(여, 25세)에게 사촌동생의 간을 성공적으로 이식함으로써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간이식 3천례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992년 8월 처음으로 간이식수술을 시작한 이래 3천번째 환자로 불과 20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간이식수술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당당히 우뚝 선 것이다.

세계 이식학계의 대가들이 서울아산병원의 이번 기록을 세계 최고라고 치켜세우는 이유는 치료가 어려운 중증 환자들을 제외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96%라는 경이적인 수술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3천명의 환자 중 21%인 630명의 환자가 1주일 이내에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중증환자로, 서울아산병원은 수술의 성공률이 극히 낮은 이들을 포함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96%의 성공률을 달성했다.

이 환자 중 상당수가 다른 병원에서 수술이 불가능해 치료를 포기한 환자로 서울아산병원이 그들의 마지막 삶의 희망을 다시 밝혀준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간이식수술을 먼저 시작한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의 평균 성공률은 85%

이 중 피츠버그대학, 스탠포드대학, 하노버대학 등 세계 최고의 의료기관의 생존율만 따로 계산해도 92%임을 감안하면 '간이식=서울아산병원'이라는 등식이 왜 성립하는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간이식수술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한계를 무너뜨리고 생체부분 간이식수술의 기증자와 수혜자의 영역을 넓혀 나감으로써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 있다. 1999년 1월 세계 최초의 변형 우엽 간이식 성공, 2000년 3월 세계 최초의 2대1 간이식 성공, 2003년 9월 세계 최초의 교환 간이식 성공 등은 이러한 노력의 산물들이다.

고난이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생체간이식수술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천570건을 기록중이다. 외국에 비해 뇌사자의 장기기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현실에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특히 생체부분 간이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1999년 1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변형 우엽 간이식(간의 오른쪽 부분을 이식하는 수술법)'은 간이식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 놓은 획기적인 업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00년 3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2대1 간이식은 현재 306건을 기록해 역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건수를 달성했으며 외부와의 격차는 압도적이다. 2대1 간이식은 이식해야 할 간의 양이 적은 경우 두 사람의 간 기증자로부터 간의 일부를 떼어내 한사람의 환자에게 기증하는 수술법으로 간이식수술의 기증자 영역을 크게 확장시킨 고도의 수술법이다.

2003년에는 세계 최초로 혈액형이 맞지 않는 환자가족간의 교환간이식 수술(환자 2명, 기증자 2명의 간을 교환하여 동시에 수술)에 성공했다.

또한 1996년 국내 최초로 성공한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이식이 까다로운 성인 환자에게서만 현재 국내 최다인 56건의 수술을 기록해 불가능해 보이던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2008년 11월에는 ABO 혈액형 부적합 2대1 간이식을 성공리에 마쳤다. 혈액형이 맞지 않는 환자의 간이식 수술인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만도 쉽지 않은데, 한 환자에게 두 사람의 간의 일부를 이식하는 2대1 간이식마저 동시에 성공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번 3천례를 달성하는 동안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연 3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세계에서도 흔치 않는 기록이다. 특히 2010년에는 전 세계 간이식센터 가운데 가장 많은 연 367건의 수술을 하였다.

1번의 수술에 평균 11시간이 걸리며 50여명의 대규모 의료진이 동원되는 간이식수술의 특성상 1%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소중한 생명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도전과 열정이 만들어낸 기적과 같은 기록이다.

이번 3천례 돌파는 지난 2008년 6월 2천례 돌파 이후 불과 2년 10개월이라는 최단기간에 이루어져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의 풍부한 수술경험과 유기적인 수술시스템이 갈수록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간이식팀은 국내 의료계에도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1994년 국내 최초로 소아 생체 간이식에 성공한 이후로 ABO혈액형 부적합 생체 간이식 성공(1996년), 성인 생체 간이식 성공(1997년), 간-신장 동시 이식 성공(1999년), 뇌사자 성인 분할 간이식 성공(2003년), 간-심장 동시 이식 성공(2007년) 등의 기록을 남겼다. 이는 모두 국내 최초이다.

이렇게 혁신적인 간이식팀의 선진기술을 배우기 위한 해외 의료진들의 방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미국, 일본, 유럽의 의료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106개 병원에서 연간 100여 명의 의료진들이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으로 연수를 오고 있다.

지난 2001년에는 세계 간이식 학계를 이끌고 있던 독일 에센병원 간이식센터의 요청으로 에센병원을 방문해 간이식 수술을 직접 집도하기도 했으며 2008년에는 세계인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미국의 ABC 뉴스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고 '세계의 간이식 드림팀'이라고 극찬하기까지 했다.

2011년 다양한 분야의 고난이도 수술 세계 1위라는 기록과 함께 간이식 3천례를 달성함으로써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간이식 전문 의료기관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이승규 교수는 “3천례의 기록은 어려운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온 팀원들의 도전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96%라는 이식성공률에 안주하지 않고 잃어버린 4%의 환자를 생각하며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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