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거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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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거친 녀석들
  • 윤종원
  • 승인 2007.08.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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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에게 박수를...

한동안 "아줌마의 반란"이란 이름으로 중년 여성들의 자아 찾기를 그린 작품들이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아빠의 청춘"을 외치는 작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영화로는 "즐거운 인생"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개봉을 앞두고 있고 할리우드에서도 "거친 녀석들"이 건너왔다. 이 영화는 한때 잘나갔던 중년의 남성들이 위기에 부딪힌 뒤 일탈하면서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 유쾌한 코미디다.

이런 콘셉트가 미국의 중년 남성들의 마음도 움직였는지 이 영화는 "유치하다"는 미국 평단의 혹평과 관계없이 올 3월 미국 개봉 첫 주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DVD 출시 첫 주에도 판매와 대여 순위 모두 1위를 달렸다.

치과의사인 더그(팀 앨런)는 쇠를 씹어먹어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던 젊은 시절을 지나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때문에 기름진 음식은 입에도 댈 수 없는 중년 남성이 됐다. 하나 있는 어린 아들은 "친구 아빠는 덩크슛도 할 줄 아는데"라며 아빠를 무시한다.

그의 친구들도 나을 게 없는 처지다. 재력가였던 우디(존 트래볼타)는 슈퍼모델 출신 아내로부터 이혼을 당하면서 재산까지 몽땅 잃게 될 위기에 놓여 있다. 컴퓨터를 끼고 사는 더들리(윌리엄 메이시)는 소심한 성격 때문에 마흔이 넘도록 여자친구 하나 없다.

변기 수리공인 바비(마틴 로런스)는 작가의 꿈을 꾸지만 돈 벌어오라는 아내의 닦달에 시달리는 데다 큰딸과 어린 아들은 그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이들의 유일한 낙은 주말마다 "와일드 혹스(Wild Hogs)"라고 쓰인 재킷을 걸친 채 오토바이를 타고 근교를 달리는 것. 그러던 어느 날 더그는 식이요법에 진저리를 내다 버터 한 입을 목구멍으로 넘기자마자 병원으로 실려간다.

지칠 대로 지친 4명은 일상을 버리고 떠나기로 의기투합한다. 이들은 태평양 연안까지 가겠다는 목표만 세워둔 채 숲에서 야영하고 호수에 뛰어들기도 하며 정처 없이 달린다. 거침없이 앞으로 향하던 4명은 어느 작은 마을의 술집에서 폭주족 갱단인 "델 퓨에고스"와 마주친다.

이 영화는 길을 떠나는 중년 남성들의 이야기지만 감동적인 로드무비가 아니라 몸으로 웃기는 슬랩스틱 코미디다. 생각 없이 웃으며 즐기게 해주려는 영화인 만큼 진지한 감동을 기대해서는 안 되고, 영화를 보면서 낄낄대며 웃을 준비가 된 관객이 타깃이다.

할리우드 코미디가 헤어나오지 못하는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와 터프 가이에 대한 환상, 무언가를 깨고 부수고 불을 내는 호들갑스러운 유머는 이 영화에서도 여전하다.

연출을 맡은 월트 베커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며 2002년 "화려한 싱글"로 감독으로도 데뷔했다.

3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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