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스위트 크리스마스
상태바
영화-스위트 크리스마스
  • 윤종원
  • 승인 2006.12.13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중반을 넘어서기까지는 "스위트 크리스마스"가 아닌 "끔찍한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렇게까지 불행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왜 "스위트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이 붙었는지 마지막을 보면 알 수 있다.

참 알찬 영화다. 전국 5개관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게 아쉬울 정도. 작은 영화라고 치기에는 내용이 알찰 뿐 아니라 출연 배우도 쟁쟁하다. 수전 서랜든, 페넬로페 크루즈, 로빈 윌리엄스, 앨런 아킨, 폴 워커까지. 이들 연기파 배우들은 각자의 소임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잔잔한 이야기인 만큼 배우들의 밀도 있는 연기력이 이야기를 촘촘하게 얽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로즈, 찰리, 니나와 마이크, 아티, 줄스 등 6명의 인물들이 각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하지만 서로 얽힌 공간에서 맞부딪친다. 마치 "러브 액츄얼리"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처럼.

크리스마스가 단순히 사랑과 기쁨으로 충만한 날이 아닌, 성찰의 시간이 되길 이 영화는 바란다. 쓰라린 현실을 직시하게 하면서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영화다.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사무실에 출근하는 로즈(수전 서랜든). 회사 최고의 섹시남인 비서와 데이트를 하게 됐다. 그러나 결국 키스 단계에서 멈춰버린 로즈는 혼자서 쓸쓸히 길을 걷다 시끌벅적한 어느 집에 뭔가에 이끌린 듯 들어간다. 그곳에서 만난 니나(페넬로페 크루즈).

니나는 다음주 사랑하는 약혼자 마이크(폴 워커)와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행복에 겨웠던 니나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직장 동료와 포옹을 나누는 걸 보고 격해지는 마이크의 질투로 인해 엉망으로 변한다.

니나와 로즈는 카페로 가 이야기를 나누고 로즈는 니나를 위로한다. 다시 혼자 남은 로즈는 카페에서 마련한 "내가 크리스마스가 싫은 이유" 이벤트에 참여해 크리스마스에 막 태어난 아기를 잃었던 순간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가 가는 곳은 수 년 동안 알츠하이머병으로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원.

니나와 다툰 마이크는 길거리에서 아티(앨런 아킨)을 만난다. 마치 게이처럼 접근하는 아티를 내몰려고 하지만 아티는 절실하게 마이크를 찾는다. 말다툼을 벌이다 아티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는데 그 곳은 로즈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곳이다.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지 못한 채 자란 줄스(마커스 토마스)는 어린 시절 병원 응급실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경험한 기억 때문에 팔을 부러뜨리는 자해를 한 후 병원을 찾는다. 그에게는 병원의 크리스마스 파티가 가장 따뜻한 추억이었던 것.

로즈는 어머니 옆 병실에서 찰리(로빈 윌리엄스)를 만난다. 그리고 깊어가는 밤 강가에서 외로워하던 그의 옆에 어느새 찰리가 나타난다. 어머니와 대화를 나눴다는 찰리의 진실은 무얼까.

해피엔드일 게 분명해 결말이 어느 정도 예상되지만 그 결말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배우들의 연기에 진실성이 가득 묻어난다. 그 진정성이 가슴 속에 충만함을 불러일으킨다.

7주 동안 촬영된 이 영화는 정확히 크리스마스 이브에 끝났다고 한다. 우디 앨런 감독의 "브로드웨이를 쏴라"에서 치치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채즈 팰민테리의 감독 데뷔작이다.

2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