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챈 신임 WHO총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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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챈 신임 WHO총장 내정자
  • 윤종원
  • 승인 2006.11.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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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신임 사무총장 내정자는 30년 가까이 보건 행정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올해 59살의 나이에 수더분한 아주머니 인상을 주는 챈 내정자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이전인 1978년 홍콩 보건성에 들어가 28년만에 세계인의 보건을 책임지는 수장의 자리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다.

또 중국인으로서 유엔 산하 주요 기구의 첫 수장이 되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캐나다의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은 챈 내정자는 대부분의 기간을 홍콩 보건성에서 행정 경력을 쌓는데 바쳤고, 마침내 1994년에는 홍콩 보건장관을 맡게 됐다.

그가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게 된 계기는 조류 인플루엔자였다.

장관 재직 당시인 1997년 홍콩에서 AI바이러스의 변종으로 인체에 치명적인 H5N1 조류 인플루엔자가 처음으로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도 과단성 있는 대처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당시 홍콩에서는 H5N1바이러스에 18명이 감염됐고 6명이 사망했다.

더 이상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그는 홍콩내 가금류 전체에 해당하는 약 1만50만 마리의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하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챈 내정자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시작됐던 중국 본토로부터 신속한 정보를 얻는데 실패했다는 이유로 해서 당시 홍콩내에서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03년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에도 나름대로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故) 이종욱 사무총장의 적극적인 권유에 따라 같은 해 WHO로 자리를 옮겨 환경보건 관리에서 시작한 챈 내정자는 조류 인플루엔자 및 사스 등 전염병에 대처한 경험을 평가받아 2005년에는 전염병 담당 사무차장이 되는 등 고속 승진했다.

그는 지난 7월 중국 정부로부터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임명되면서 WHO 사무차장직에서 물러나 약 2개월간 숨가쁜 선거활동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과정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경제 2위 대국인 일본간의 국가 자존심 싸움과 물밑 신경전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펼쳐지는 등 과열.혼탁에 따른 후유증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챈 내정자가 앞으로 이를 어떻게 치유하면서 조직을 이끌어 나갈 지 주목된다.

예를 들어 후보를 낸 일부 국가들이 병원을 지어주고 개발원조를 제공하겠다거나 특정 지역 인물을 사무차장을 임명하겠다는 약속을 통해 표를 매수하고 있다는 논란도 있었으며, 그 결과 WHO 사무총장 경선이 능력 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현직 사무차장을 후보를 내세우지 않는다는 유엔 안보리의 "묵계"를 깨고 중국 정부가 그를 후보로 내세운 것이나, 이번 표결을 앞두고 중국이 아프리카 나라들을 대거 초청, 개발원조 등을 약속한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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