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의료진 중증장애아 안락사 토론 제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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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의료진 중증장애아 안락사 토론 제안 논란
  • 윤종원
  • 승인 2006.11.0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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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산부인과 의사들이 중증장애를 안고 태어난 신생아의 안락사를 허용하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자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왕립산부인과대학은 중증장애아를 양육하는데 따른 부모의 감정적,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가족 전체의 복지를 위해 중증 장애아의 "적극적인 안락사" 문제가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가디언 신문이 6일 보도했다.

왕립산부인과대학의 이같은 의견은 의학 기술의 진보로 야기된 윤리 문제들을 검토하는 너필드위원회의 생명윤리 조사단에 제출된 것이다. 너필드 위원회는 의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가능해진 태아와 신생아의 생명 연장에 대한 윤리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왕립산부인과대학은 의견서에서 중증장애아는 장애 가족을 의미할 수 있다며 중증장애아를 돌보는데는 엄청난 사회적, 감정적, 재정적 비용이 수반된다고 지적했다.

의견서는 또 그런 아이를 돌보는데 드는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비용"과 정부가 전적으로 치료비를 부담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부모가 진실로 이해한다면 "아마도 부모와 의료진은 조산아의 적극적인 소생과 치료에 대해 달리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견서는 임신 28주에 태아가 중증장애라는 것을 안 임신부는 낙태할 수 있지만 임신 28주에 같은 장애를 지닌 아기를 조산한 여성은 그런 선택 방안이 없다며 "너필드위원회는 좀 더 과감하게 소생술 중지, 치료 결정의 철회, 적극적인 안락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중증장애 신생아에 대한 안락사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는 이분척추증, 수포성 표피박리증 같은 난치성 질병을 앓는 신생아의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2년 전 임신 26주째 태어난 중증장애아 샬럿 와이어트의 안락사 문제를 둘러싼 법정 소송으로 조산아 안락사 논쟁이 불붙은 적이 있다. 의료진은 아기의 고통을 이유로 안락사를 주장했으나 부모의 반대로 현재 3세인 이 아이는 중증장애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으며 살고 있다.

증증 장애아의 안락사 논쟁에 대해 영국장애인협회의 사이먼 아스피스는 "장애아 안락사 논쟁은 장애로 태어나는 게 나쁘고 장애인은 사회의 다른 구성원만큼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장애나 건강을 이유로 어떤 사람의 삶의 질이 좋은지 나쁜지를 결정하는 것은 의료진이 아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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