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독성 스모그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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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 독성 스모그 발생
  • 윤종원
  • 승인 2004.10.1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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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도 베이징 주민 수백만명은 지난 주말 집에서 나오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도시를 뒤덮은 스모그로 일부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중국을 방문중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위한 에어쇼가 취소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대기 정화 캠페인을 열심히 벌이고 있지만, 저질 휘발유를 쓰는 자동차의 급증으로 인해 생기는 스모그 오염은 전혀 완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은 11일 보도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 20군데 중 16군데가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의 도시들이다. 바람없는 날이 며칠 계속되면 중심가의 시계는 몇백m로 떨어지며 건물의 윤곽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고층 빌딩은 마치 거대한 귀신처럼 보일 지경이다.

이 때문에 시라크 대통령을 위한 에어쇼가 취소되고 말았다.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정양먼(正陽門)은 프랑스 대통령의 방문을 기념해 적색, 청색, 백색의 삼색 조명을 받았으나 역시 스모그에 휩싸여 부옇게 보였다.

중국 기상당국은 3일 연속 대기등급을 5단계 중 인간의 건강에 해로운 최하위 단계로 판정했다. 시당국은 주민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일부 고속도로를 폐쇄했다.

베이징 주민들은 냄새가 역하고 유황성분을 포함한 이런 공기에 익숙한 탓인지 외출금지령에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베이징에 처음 온 사람들은 충격을 받는다. 광둥성 출신의 21세 여종업원인 류핑은 "베이징 공기는 내가 태어나서 숨쉬어보는 공기 중 가장 나쁘다. 하늘이 정말로 무서워 보인다"면서 "모든 것이 더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중국 도시에서는 공장과 가정이 에너지 수요의 80%를 저등급 석탄에 의존한다.

환경보호는 경제발전에 밀려 언제나 뒷전이다.

그러나 건강비용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호흡기 계통의 질병은 중국에서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의사들은 기관지염, 폐 섬유증, 결핵, 폐암 등이 급격히 늘어나는 원인을 스모그의 증가로 돌렸다.

베이징시는 지난 5년간 6백70억위안(약 9조2천460억원)을 투입하여 더러운 공장을 이전하고 유황 배출에 관한 엄격한 기준을 실시하는 한편 전기와 가스로 움직이는 일단의 버스를 운행했다.

그러나 교통량의 증가와 유가의 상승으로 대기를 정화하려는 노력은 방해를 받아왔다. 더구나 1998년 이후 베이징의 자동차 수는 2배 늘어 200만대에 이르렀고 오는 2008년이면 300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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