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사고 주먹구구식 시약검증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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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사고 주먹구구식 시약검증이 문제
  • 윤종원
  • 승인 2005.09.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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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의원-부적합 시약 재검증후 적합 판정
에이즈 등 전염병 감염 혈액의 수혈 사고와 관련, 전염병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시약의 검증 과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20대 남성의 에이즈 감염 혈액이 지난해 12월 효소면역검사(EIA)에서 음성으로 판정됐다가 올 4월 같은 검사방법으로 양성으로 판정된 것에 대해 "잠복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보건복지부의 해명과 달리 시약의 부정확성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은 23일 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제의 에이즈 양성 혈액을 지난해 12월 음성으로 판정했던 `0494D004 로트(Lot)" 시약이 지난해 10월 28일 수혈연구원으로부터 적합 판정을 받은 뒤 사용됐지만 이 시약은 워낙에는 1차 검증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에 따르면 이 시약은 1차 검사에서 정밀도가 20% 이상인 검체가 4개 발견돼 수혈연구원이 제조 업체에 이를 통보하고 다시 만들어오도록 지시한 뒤 재검증을 통해 적합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수혈연구원이 이 시약을 `부적합"에서 재검증을 통해 `적합"으로 판정한 과정에 대한 근거를 문서로 남겨놓지 않는 등 시약 검증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수혈연구원이 제약업체가 신청한 시약에 대해 허가를 내주기 위해 `눈물나는 노력"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적합 판정의 근거와 처리 내용 등에 대해 문서화하지 않고 유선상으로 업체에 통보해 다시 만들어온 시약을 마치 한 번에 적합 판정을 받은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적합 판정을 받은 시약 6개 가운데 1차 검증에서 3개 시약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나 이 시약들의 정확성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더욱이 지난 1997년부터 시약 검증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시약의 검증과 관련된 명문화된 규정이나 지침이 없다고 강 의원은 지적했다.

강 의원은 "동일 날짜에 생산된 시약이 재검증에서 적합판정을 받았다면 제조 과정에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해당 시약은 폐기돼야 하고 제조 일자가 다른 로트의 새로운 시약이 생산돼야 하는데 이러한 것이 무시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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