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타는 여성 우울증, 규칙적인 생활로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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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타는 여성 우울증, 규칙적인 생활로 예방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6.03.3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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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과 일조량 변화 큰 봄, 호르몬 불균형으로 우울증 심해져
여성 우울장애 환자 남성보다 2.2배 많아
봄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만물이 소생하는 희망의 계절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봄은 자살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4년 월별 자살자 수 구성비에 따르면 봄철에 해당하는 3월(10.8%), 4월(9.8%), 5월(9.2%) 순으로 자살자 수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온이 올라가고 일조량이 증가하는 계절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많다. 기온과 일조량의 변화는 뇌의 생물학적 시계에 영향을 주는데, 이는 호르몬의 불균형을 유발해 기분 변동이 발생하고,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살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자살자의 80%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만큼 우울증과 자살은 연관 관계가 깊다.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수인 교수는 “계절이 바뀌면서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봄철에는 평소 우울했던 사람들에게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생기와 활력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주며 우울감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평소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햇볕을 충분히 쬘 수 있는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우울한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될 때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우울증, 여성 환자가 많고 40대 이상 여성 비율 가장 높아
우울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우울감 및 의욕저하 등이 나타나는 정신적 질환으로 수면장애나 식욕저하, 불안, 집중력 저하, 피로감 등이 발생한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흥미나 기쁨이 사라지고 본인이 하찮다고 생각되거나 불안감에 안절부절 못하는 것도 우울증의 증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우울증은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울증 진료인원을 성별로 비교해 봤을 때 여성 진료인원은 남성 진료인원에 비해 약 2.2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이상 여성 진료인원이 전체 진료인원의 절반 이상인 53.5%를 차지했는데, 이처럼 중년 여성들에게 우울증이 유독 많이 발병하는 이유는 여성성의 상징인 규칙적인 월경이 중단되는 폐경기에 느끼는 상실감, 성장한 자녀의 독립으로 인한 허무감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호르몬 변화도 한 요인…참고 견디는 태도가 우울증 악화시키기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호르몬 변화에 민감한 것도 우울증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성의 생애주기를 감안했을 때, 호르몬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2차 성징기, 임신, 분만, 폐경기를 겪는 동안 우울증 발생 위험도 함께 높아지는 것이 이 때문이다.

여성들이 우울증에 더 취약한 또 다른 이유로는 심리사회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남녀평등 사회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여성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참고 견디는 것이 미덕인 것으로 여겨져 억압된 감정들이 우울 증상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마음의 감기와도 같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우울장애로 진행되어, 피해망상, 관계망상, 환청 등의 증상이 동반될 위험도 있다. 때문에 우울한 기분이 계속되며 피로감, 흥미 저하, 체중 증감, 수면 변화, 무가치감, 집중력 저하, 안절부절못함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전문가 상담을 통해 진단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우울증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상담치료, 광선치료와 같은 기타 치료로 나뉜다. 상담치료는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바로 잡아주는 인지행동 치료가 일반적이다. 매일 일정시간 강한 광선을 쐬는 광선요법도 도움이 된다. 중등도 이상의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약물치료는 적어도 2주 이상 진행해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5~6개월 유지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김수인 교수는 “우울증을 앓게 되면 이유 없이 자책하고 무기력해져 우울감이 극대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우울증은 호르몬 변화나 주변 상황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치료도움을 받으며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으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여성건강캠페인의 일환으로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 수칙을 발표했다.

1.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
생활 리듬이 무너지면 무기력감을 느끼기 쉽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생성에 좋은 음식을 섭취한다.
비타민 B군과 C군, 트리토판이 풍부한 현미, 콩 등의 음식은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생성에 영향을 주어 우울감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3. 햇볕을 충분히 쐴 수 있는 야외 활동을 한다.
햇볕은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하루에 30분 이상 가벼운 산책이나 조깅 등의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4.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린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피하다보면 자기 자신과 주변, 미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더 커질 수 있다.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울감을 극복하는 힘이 된다.

[자료제공: 이대목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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