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간일 정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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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간일 정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 바람직
  • 병원신문
  • 승인 2015.12.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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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주의해야 할 음주질환과 예방법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이준형 교수
1. 연말연시 현명한 술자리 건강법

연말이면 각종 송년회를 비롯한 술자리가 잇따라 평소 술을 자제하던 사람들도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 지나친 음주는 생활의 리듬을 깨뜨리고 건강에도 이상이 생기게 할 수 있다. 결국,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 최선이지만,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건강을 지키면서 술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요령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공복 시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고 음주량이 많아지므로 가능한 한 식사 후에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공복에는 음주에 대한 충동이 좀 더 강하고 음주 후에는 알코올이 뇌신경을 무뎌지게 해 안주를 많이 먹어도 포만감을 적게 느끼기 때문에 미리 배를 채우는 것이 좋다.

술과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수분함량이 높고, 칼로리가 낮고, 기름기가 적은 음식을 선택하도록 한다. 또한,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음주량을 늘릴 수 있고,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음주 사이에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음주는 이뇨작용을 유발하는데 물을 자주 마시면 체내 수분 부족을 막고 음주량도 줄일 수 있으며, 알코올의 분해 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여 숙취를 줄일 수도 있다.
음주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술을 섞어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해 좋지 않다. 또 각각의 술에 첨가물 또는 불순물이 있어 이 성분들이 섞이면 알코올 분해를 막거나 두통, 속 쓰림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음주 후 술을 깨기 위해 커피를 마시거나 억지로 토하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최선의 도움이 되며, 전해질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국물이나 과일주스, 이온음료 등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숙취 현상 제거를 위해 신체 활력을 높여주는 당분섭취가 중요하므로 식혜나 꿀물 등의 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여러 가지 보조 음료들이 판매되고 있다.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 아스파라긴산, 오리나무, 커큐민 등의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이다. 이러한 성분들은 알코올 분해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이러한 숙취해소 음료는 100% 숙취를 해소시킬 수 없고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며, 특히 일정량 이상의 음주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숙취해소 음료가 섭취된 알코올이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줄여준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숙취해소 음료를 믿고 음주량을 늘이지 않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연말연시에 음주를 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진솔한 대화와 더불어 기쁜 일들을 함께 나누기 위함이다. 술 자체를 마시는 것 보다는 즐거운 대화를 많이 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다. 대화를 많이 하다 보면 실제 음주량이 줄어들 수 있고,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의 10%가 호흡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대화를 많이 하다 보면 호흡의 횟수가 증가하고 알코올이 더 빨리 배출되기 때문에 술에 덜 취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연말연시 현명한 술자리 건강법>
1. 자신의 주량을 지키고 술자리는 일찍 끝낸다.
2. 빈속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3. 휴간일(간을 쉬게 하는 날)을 정하자. 부득이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에는 적어도 48시간은 금주하여 신체기능이 회복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 가능하면 천천히 마시고, 폭탄주는 금한다.
5. 안주는 영양 밸런스를 생각하고, 적당한 칼로리를 섭취하도록 한다.
6.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7. 흡연하지 않는다.
8. 과음 후 사우나는 피한다.


2. 연말연시 주의해야 할 음주질환과 예방법

술을 마실 때 즐거운 기분으로 대화를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등의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이것은 언제까지나 적당량을 지킬 때의 이야기이다.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머리가 아프거나, 다음날 정상적인 직장생활 등이 힘들게 된다. 또 잦은 모임과 동반된 과도한 음주는 수면장애와 피로뿐만 아니라 위장장애 되고, 적당량을 넘는 음주량을 습관화하면 다양한 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연말 잦은 술자리 뒤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에 대해 알아보자.

1) 역류성식도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9~2013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위, 식도 역류병’ 진료로 인한 진료비 청구는 12월에 가장 많았고, 11월이 뒤를 이었다. 이는 회식이나 송년회가 연말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을 생각된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의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발생하는 식도의 증상이 있는 경우 진단할 수 있는데, 주로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과 쓰라림을 동반하여 소화장애를 일으킨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의 절반 이상은 위내시경 검사에서도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위내시경검사가 정상이라고 역류성 식도염이 없는 것이 아니다. 증상에 따라 생활습관 개선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연말연시 음주와 기름진 음식은 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낮춰 위 식도 역류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음주 시 늦은 시간까지 음식을 먹게 되므로 위 내용물과 분비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옷을 많이 입기 때문에 복압이 증가할 수 있어 위식도 역류 현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가슴 쓰림, 가슴의 답답함, 속 쓰림, 신트림, 목에 이물질이 걸린 듯한 느낌, 목 쓰림, 목소리 변화, 가슴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이 생겼다면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사용해 진단과 치료를 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의사와 상담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약물 투여와 함께 음주, 흡연 등의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을 준다. 

2) 치아건강
연말연시 술자리가 잦다면 치아 건강에도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안주류의 경우 뜨거운 국물을 먹다가 차가운 음식을 먹는 경우 냉·온에 의해 치아 사이에 미세한 균열이 생길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치아의 시린 증상이 발생하다가 심하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또한 술과 함께 먹는 안주에는 염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치주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오징어와 육포 등 딱딱한 음식은 턱관절과 치아에 부담을 주며, 술자리에서 자주 마시게 되는 탄산음료는 치아의 상아질을 싸고 있는 사기질을 녹여 치아를 부식시키기 쉽다. 특히 과음한 후에는 이를 닦지 않고 잠드는 경우도 있어 충치와 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음주 후 잠을 잘 때는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가 많아 입 속이 건조해지고 이로 인해 치주염이 더욱 악화 될 수 있다.
또한 과음 후 속을 편안하게 한다는 이유로 일부러 구토하는 경우가 있는데 구토는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치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구토 중에 넘어온 위산은 입속에 남아 치아를 부식시키고 산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며 잇몸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토를 하지 않고 속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으며, 만약 구토를 했다면 위산이 치아를 깎아내리지 않도록 반드시 칫솔질을 해야 합니다.

3) 알코올성 간질환
지속적인 음주는 간에 나쁜 영향을 준다. 건강한 성인 남성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1회 음주량은 알코올 20g 이내이며, 소주는 2~3잔, 맥주는 3잔, 와인은 2잔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여성은 알코올에 더욱 민감해 남성보다 짧은 기간과 소량의 음주로도 간이 손상될 수 있다.

보통 1회 평균 음주량이 소주 7잔(여성의 경우 4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면 고위험음주로 볼 수 있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3잔만 마셔도 하루 한도를 넘길 수 있으므로 음주량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습관성 음주는 지방간과 간염, 간경변증 등 알코올성 간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음주량과 알코올 간질환의 발생이 완전히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1인당 음주량과 간경변증 유병률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나친 음주로 인해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변이 생길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세포에 지방이 축척 된 상태을 말한다. 증상은 거의 없으며 간혹 상복부 불편감이나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병원을 방문하여 간 기능 검사나 초음파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되어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혈액 검사에서는 간 기능이 정상이거나 약간의 이상을 보이며, 초음파 검사에서 간이 지방 침착으로 인해 정상보다 하얗게 보이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지방간은 술을 끊고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취하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음주를 계속하면 약 20~30%에서는 알코올성 간염이 유발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염은 과도한 음주로 염증성 손상이 나타나고, 심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으며, 황달, 신장 기능 저하 등 단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간의 염증이 비가역적으로 진행되고 간세포가 섬유화 되면 약 10% 정도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보통 매일 80g 이상(소주 2병)의 알코올을 10~15년 이상 마시는 경우에는 간경변증으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반드시 절주가 필요하다. 특히 국내에 많은 B형 간염, C형 간염 등의 만성 간질환자는 음주로 인해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되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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