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도 튀지 않으려 노력
상태바
침팬지도 튀지 않으려 노력
  • 윤종원
  • 승인 2005.08.26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간과 가장 닮은 영장류인 침팬지들도 무리 안에 형성된 관습을 충실히 따르며 최상의 방법이 아닌 줄 알면서도 남들과 같은 행동을 따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물학자들은 침팬지의 행동이 서열을 따라 위에서 밑으로 전해지는 것으로 추론해 왔지만 이를 입증하지 못했는데 미국 에머리 대학과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 연구진은 실험실 관찰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침팬지들의 이런 행동이 단순한 `원숭이의 흉내" 수준이 아니라 무리의 관습에 순응해야 할 강력한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국립영장류연구센터에서 두 그룹의 침팬지 우두머리 암컷들에게 열기 어려운 급식장치 속에 들어 있는 먹이를 꺼내 먹는 방법을 은밀히 가르쳤다.

첫번째 그룹의 우두머리에게는 막대기를 사용해 가로막이 장치를 밀어내면 과일이 굴러 떨어지도록 하는 쉬운 방법을 가르쳤고 두번째 그룹의 우두머리에게는 막대기를 갈고리 안에 넣어 가로막이 장치를 들어 올리는 보다 어려운 방법으로 과일이 떨어지도록 가르쳤다.

우두머리가 없는 세번째 그룹에게는 아무런 기술도 가르치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실험 대상 침팬지들을 한 그룹씩 급식장치 앞에 풀어놓고 다른 그룹에게 이들을 지켜보도록 했다.

그러자 침팬지들은 자기 무리의 암컷이 하는 기술을 곧바로 따라 하는 경향을 보였다. `들어 올리는" 그룹의 일부 침팬지들은 보다 쉽고 자연스러운 `밀어내는" 방법을 스스로 발견했지만 결국 들어 올리는 기술을 택해 먹이를 얻었다.

각각 17마리로 구성된 두 그룹에서 실패한 것은 단 한마리 뿐이었지만 이 침팬지는 서열이 너무 낮아 급식장치에 손을 댈 기회조차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장치를 여는 방법을 아는 우두머리가 없는 세번째 그룹에서는 아무도 먹이를 얻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가 두 가지 사실, 즉 침팬지들은 매우 강력한 개별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전파하며 더 나은 방법이 있을 때도 단지 무리에 순응하기 위해 이런 문화를 따른다는 것을 말해 준다며 이는 인간의 사회적 순응이 진화론적으로 고대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