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수도승들도 마취ㆍ소독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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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수도승들도 마취ㆍ소독제 사용
  • 윤종원
  • 승인 2005.08.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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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코틀랜드의 중세 병원 유적지에서 당시에도 마취와 소독, 유도 분만 등 상당한 수준의 의료기술이 행해졌음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발굴됐
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12세기 에든버러 인근 라머무어 산에 지어진 사원 겸 치료시설에서 지난 1986년부터 발굴된 유물들을 분석한 과학자들은 당시 환자 치료 임무까지 겸하던 수도승들이 각종 의료도구들을 사용해 사지 절단 수술을 할 줄도 알았으며 유도분만과 괴혈병 치료, 숙취 해소 등 각종 시술을 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이 곳에서 아편과 기름을 사용해 만든 진통제와 체내외의 기생충 퇴치제 등을 담았던 항아리 파편들을 발견했으며 사람의 피부조직과 연고가 아직도 붙어있는 붕대, 소독제 겸 탈취제로 사용됐을 것으로 믿어지는 석회도 찾아냈다.

이 곳은 수도승들이 빈민들과 여행자, 순례객들을 돌보던 일종의 병원이었는데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발견된 증거들을 당대의 각종 문서들과 대조해 수도승들이 어떤 약을 만들어 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자궁수축제로 알려진 맥각 곰팡이와 주니퍼 베리 씨앗이 발견돼 당시 성직자들이 출산을 돕지 못하도록 돼 있는 금기를 어기고 유도분만을 도왔던 것으로 추측된다.

수트라 유적 발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고고인류약학자 브라이언 모팻 박사는 "부근에서 영양실조 상태로 사산된 아기들의 유해가 발견된 것을 이런 종류의 시술과 관련짓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곳에서는 저절로 빠진 치아 무더기 옆에 물냉이가 쌓여 있던 흔적도 발견됐는데 학자들은 이로 미루어 괴혈병 치료에 비타민 C가 풍부한 물냉이가 사용됐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고문헌에도 이가 흔들릴 때는 물냉이를 먹으라는 처방이 나와 있다.

학자들은 또 선천성 마비환자의 것으로 보이는 발꿈치 뼈와 함께 강력한 진통효과를 가진 독냉이의 흔적이 다량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수도승들이 사지 절단 수술을 하기 전 독냉이를 사용해 환자를 마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팻 박사는 중세 수도승들의 약초 관련 지식이 너무도 해박해 오늘날 의약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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