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된 '의료계 표심(票心)' 공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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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된 '의료계 표심(票心)' 공략 본격화
  • 박현 기자
  • 승인 2014.05.2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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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보궐선거 출마자 3후보 첫 정견발표회 가져

대한의사협회 제38대 회장 보궐선거 출마자 3명의 첫 정견발표회가 5월19일 의협 대회의실에서 열려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첫 정견발표에서 유태욱 후보와 박종훈 후보는 노환규 전 회장의 심판론을 내세운 반면 추무진 후보는 제37대 집행부의 바통을 이어 받아 내부개혁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날 세 후보는 모두 극단적 분열양상으로 치닫는 의료계 단합을 위한 각자의 복안을 내놨다. 각 직역의 화합과 능력위주의 탕평인사 등이 그것이다.

박종훈 후보는 "의료계 분열이 출마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이자 키워드"라며 "사실 현재 개원가뿐만 아니라 대학병원도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한 직역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박 후보는 "회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의협이 되기 위해서는 각 직역이 하나로 뭉칠 수 있어야 한다"며 "회장이 된다면 사심을 버리고 발 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유태욱 후보는 "회장이라는 직책은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선 안 된다"면서 "자율성을 인정받으려면 수평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되고 무엇보다 아래부터 의견을 모아 합의에 이른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구체적으로는 '탕평인사'를 펼치겠다"며 "무엇보다 최소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검증된 자가 상임이사를 맡아야 하고 측근이라고 해서 상임이사로 임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또 "의협은 자율성과 전문성을 가진 100년의 역사를 가진 단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의원회가 불신임을 결의했는데도 당사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외부 판단에 맡긴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서 벗어난다"고 비난했다.

박 후보는 "만약 보궐선거로 회장이 선출된 후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의협이 정말 이 정도 밖에 안 되는구나'라고 할거라며 그 지경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노 전 회장을 겨냥한 듯 지난 3월10일 총파업을 환기시키며 전공의들을 집단휴진 투쟁에 내몰리게 했다며 비판을 쏟아 부었다.

박 후보는 "당시 노 전 회장은 총파업 투쟁을 하면서 대학병원과 병원계 리더들에게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없었다"면서 "전공의를 앞으로 내세웠다는 것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유 후보는 "원격의료에 대해 원천 반대한다”면서 “의료 본질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정책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회장이 저질러 놓은 많은 문제와 좌편향 투쟁 아젠다, 원격의료 시범사업 제안 등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원격의료를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의료환경에서 개원의들에게 여파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는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며 회장이 지켜야 될 도리는 본인의 생각이 다르더라도 전체 회원이 원격의료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한다면 반드시 이를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무진 후보는 "선(先) 시범사업을 통해 원격진료 문제점들을 부각시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사실상 노 전 회장의 노선을 잇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추 후보는 "1차 의정협의 당시를 떠올려보면 복지부는 선 시범사업 자체도 논의에서 제외됐었다"면서 "2차 의정협의에서 선 시범사업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국회 입법과정에서 막겠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진료의 근간과 기본을 흔드는 원격진료 자체를 반대한다는 점"이라면서 "다만 선 시범사업을 통해 다양한 문제점과 국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을 밝혀서 국회 입법과정에서 막겠다"고 강조했다.

본격 선거전에 들어간 의협회장 보궐선거에서 두 후보는 노 전 회장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한 후보는 제37대 집행부를 이어가겠다고 하면서 '노환규 아바타'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어느 후보가 회장에 당선 되든지 화합으로 이끌어야만 하는 숙제가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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