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만나는 것이 연애할 때처럼 설레
상태바
환자를 만나는 것이 연애할 때처럼 설레
  • 박현 기자
  • 승인 2011.10.07 07: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에게 응원을 보내는 행정원장

     우리들병원 김희근 행정원장
“병실회진을 돌며 환자들을 만나는 것이 연애할 때 애인을 만나는 것처럼 설렘니다. 수술을 기다리며 초조해 하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편안함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요즘 많은 병원들 간의 진료수준이 상향평준화 된 상태에서 이제 친절서비스는 기본이고, 그보다 더 나은 고객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아 병원들이 진화하고 있다.

우리들병원은 본관과 신관이 거리가 조금 있어 대리주차(발레파킹)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환자에게 채혈을 해야 할 때는 임상병리사가 병실로 직접 찾아가서 채혈을 하는 등 환자에게 찾아가는 서비스를 펼치고 있어 환자분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환자 만족도가 높은 것은 단연코 행정원장의 병동 라운딩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우리들병원의 행정원장입니다. 오늘 수술을 앞두고 많이 불안하시죠? 제가 수술 잘 받으시라고 응원하러 왔습니다. 저희 병원에서 최고의 선생님께서 ㅇㅇㅇ님의 수술을 진행합니다. 염려 마시고 편안하게 기다리세요.”

매일 아침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병동팀장과 같이 당일 수술이 예정되어 있는 환자들을 찾아 라운딩을 하며 인사를 하는 김희근 행정원장.

보통 환자 라운딩은 주치의와 의료진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기존의 관습을 깨고 환자분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주고 어루만져주는 행정원장의 라운딩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서 아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병원이 환자에게 최고의 의술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는 환자의 불안한 마음까지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환자와 공감하는 병원이 가장 중요한 고객만족(CS)이다”라고 생각하는 김희근 행정원장은 올 봄에 취임하자마자 병동 라운딩을 시작했다.

라운딩을 하면서 꼭 하는 질문 중에 “어떻게 우리들병원에 오셨어요?” 라고 내원동기를 묻는다. 누구 소개로 왔다고 하면 “아 ㅇㅇㅇ님. 언제쯤 여기서 수술을 받으셨는데 그 분 동생이시군요… 언니분은 어떠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그러면 환자는 깜짝 놀란다. “어머나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하세요? 안 그래도 언니가 행정원장님 얘기 많이 하셨는데… 수술 당일 아침에 와서 손을 꼭 잡으면서 수술 잘 받으라고 응원해준 것이 수술을 앞두고 있는 언니의 불안한 마음에 정말 큰 위로와 힘을 주더라”라며 “오늘 저한테도 오셔서 응원을 해주시네요. 행정원장님 덕에 수술 잘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웃는다.

유달리 수술에 대한 공포심을 많이 나타내는 환자분에게는 “우리들병원은 척추와 관절만 한 지 30여년입니다. 저도 우리들병원에서 목 수술과 허리 수술을 받았습니다. 예전에는 허리가 아파 좋아하던 산에도 못가고 조금 절룩거리며 걸었는데 수술을 받고 난 뒤에는 자주 산에 올라갑니다. 선생님도 허리 수술 하시고 난 뒤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좋아하시는 산에도 가실 수 있을 겁니다. 단 산에 올라갈 시기는 주치의와 상의 후 결정하세요. 그리고 우리 동네에 사시니까 산에서 보면 아는 체 하세요”라며 위안을 드린다.

김희근 행정원장은 본인이 직접 매일 아침 병원 라운딩을 도는 것뿐만 아니라 전 직원들에게 환자와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안 그래도 아파서 병원에 왔는데, 병원 식구들이 찡그린 얼굴을 하면 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싶겠냐…… 항상 웃는 얼굴로 내 가족을 대하듯이 환자분들을 대하라”고 주문한다. 무슨 일이 있을 때는 무조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일 아침 라운딩을 도는 것이 피곤하지 않느냐는 우문에 “전 매일 아침에 환자분들과 보호자분들을 만나 인사를 하는 것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오늘 아침에는 어떤 분을 만날까를 생각하면 예전 연애할 때처럼 가슴이 설렌다”고 말하는 김희근 행정원장은 천상 병원밥(?!)을 먹으며 살아야 하는 사람인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