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선택의원제 절대 수용불가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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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선택의원제 절대 수용불가 결의
  • 박현 기자
  • 승인 2011.05.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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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선택권-의사 진료권 제한하고 진료총량 제한하는 주치의제도와 다를 바 없어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는 지난 5월21일 개최된 시도의사회 및 대한개원의협의회(각과 개원의협의회) 보험이사·의무이사, 보험위원회 긴급 연석회의에서 정부가 추진하려는 (가칭)선택의원제와 관련해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 및 '등록'이라는 기본설계는 명칭만 다를 뿐 진료총량을 제한하는 주치의제도와 다를 바 없으므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결의했다.

또한 의협은 앞으로 (가칭)선택의원제와 관련해 정부와의 논의를 일체 중단키로 했다.

이날 연석회의에서는 질환에 따라 해당 전문의에게 진료받던 현행 의료문화가 자리 잡은 현 상황에서 일정교육을 통해 예컨대, 고혈압을 내과 등 관련 전문과목 이외의 과에서도 진료받게 할 경우 의료 질의 저하를 초래하고 현행 전문의제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가칭)선택의원제로 인한 의료의 질 저하가 결국 국민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국민의 의료이용에 불편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질환을 오히려 키우는 결과를 초래해 가뜩이나 고질적 폐단인 상급병원 쏠림현상을 도리어 부추기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이는 곧 막대한 사회적 낭비로 귀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자리에서 모 개원의협의회 대표로 참석한 한 위원은 “만약 의료계가 (가칭)선택의원제를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정부가 강행할 경우 1주일간 휴진하는 등 강력한 투쟁도 불사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이에 대해 경만호 의협 회장은 “회원들의 뜻이 그렇다면 따르겠다”고 답했다.

그동안 정부가 의료계에 진정성을 보여 주지 않은 데다 실패한 의약분업의 뼈아픈 교훈을 비춰볼 때 (가칭)선택의원제가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메리트로 당장에는 의료계에 이득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재정절감 정책 추진으로 의료계가 현재보다 더욱 열악해질 것이라는 날카로운 지적도 있었다.

(가칭)선택의원제 추진을 위한 재정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한 발표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환자의 본인부담을 경감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경우 건강보험재정 악화가 초래되고 의료기관의 파이가 줄어들어 결국 의료기관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 명약관화 하다는 논리다.

또한 매년 3천명 이상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는 상황에서 기존 개원가에서 환자등록을 선점하게 되면 신규 개원의들에게 상당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신규 개원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한편 의료계 전체 입장에 반해 개별행동을 하고 있다고 오해받아온 일부 과들은 “의협의 입장과 같이 갈 것이며 의협 결정에 반하는 일은 절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천명하고 과별로 이탈자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의협은 (가칭)선택의원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반대입장이 확정된 만큼 모든 회원이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의협의 입장에 반해 개별입장 전개 및 추진에 대해서는 의료계 분열을 조장하는 것으로 간주해 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는 점을 재차 분명히 밝혔다.

의협은 “정부는 논란이 되고 있는 (가칭)선택의원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기존에 추진해오던 의료기관 기능재정립 기본계획에 포함된 대형병원 쏠림현상 개선, 의뢰서 발급제도 개선, 회송제도 활성화, 전문의 중심의 인력 양성제도 관련 대책과 의협이 제시한 일차의료 활성화 제도개선 과제인 기본진료료 요양기관 종별 차별폐지, 초ㆍ재진 진찰료 산정기준 개선, 의원의 종별가산율 상향조정, 토요진료 가산 확대 적용 등에 대한 방안을 적극 강구해 시행함으로써 일차의료 활성화에 만전을 기하는 일을 최우선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일차의료 활성화 관련 예산 규모 제시 등 진정성 있는 방안을 의협 측에 명확히 제시할 경우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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