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철없는 그녀의 아찔한 연애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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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철없는 그녀의 아찔한 연애코치
  • 윤종원
  • 승인 2007.03.3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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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극장가는 20~30대 여성이 주도한다고 한다.

물론 이들이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을 애독하거나 르네상스 이전 시대의 아르모니아 문디 레이블 음반을 사모으는 것이 취미인 부류의 여성들은 아닐 것이다.

화장품은 적어도 시슬리 정도는 써줘야 하고 일주일에 한 번쯤은 청담동의 까사 델 비노에서 2004년 빈티지의 키안티 클라시코 한 병쯤은 마시고 싶은, 유행을 좇는 평범한 여성들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다이앤 키튼이 극성쟁이 엄마로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철없는 그녀의 아찔한 연애코치"(원제 Because I said so)는 흥행을 위한 타깃층이 분명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성장한 세 자매를 둔 황혼기의 참견쟁이 엄마 대프니 와일더(다이앤 키튼)와 세 자매 중 유일한 미혼인 막내딸 밀리(맨디 무어)다.

영화는 밀리의 좌충우돌 연애기와 엄마의 극성스런 딸 참견으로 빚어지는 갈등, 네 모녀의 주책스러우면서도 소소한 일상사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극히 평범하고 수다스런 여성들이 주인공인 전형적인 여성 취향의 영화라는 얘기다.

번번이 연애에 실패하는 막내딸 밀리 때문에 걱정이 태산인 엄마 대프니는 밀리의 남자 감별 능력이 못 미더워 딸의 남자친구를 구하는 데 직접 발벗고 나선다.

신문에 딸의 남자친구를 구한다는 광고를 낸 대프니는 광고를 보고 찾아온 후보들을 자신이 직접 면접한 끝에 잘나가는 건축가인 매력남 제이슨(톰 에버렛 스콧)을 딸의 남자친구 후보로 낙점한다.

우연을 가장해 제이슨과 밀리를 만나게 한 대프니. 그러나 일이 꼬이려는지 아들 하나를 둔 홀아비 음악가 조니(게이브리얼 매치)가 밀리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접근해 대프니의 속을 뒤집어놓는다.

아들이 있는 홀아비는 절대 안된다며 조니가 밀리와 가까워지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는 대프니와 잘나가는 미남 건축가보다는 이해심 깊은 홀아비 음악가에게 점점 끌리는 밀리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세간의 통념을 깨는 듯한 영화의 결말은 유쾌하지만 상투적이다.

밀리나 대프니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여성 관객에게는 공감과 호응을 얻어낼 수 있겠지만 여자친구의 극성 엄마 때문에 우울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 남성 관객에게 대프니 같은 짜증나는 캐릭터를 2시간 동안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적잖은 고역이 될 수도 있다.

4월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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