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약 남용이 불법 마약류보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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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약 남용이 불법 마약류보다 위험
  • 윤종원
  • 승인 2007.03.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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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마약통제위원회 보고서 가짜 의약품 경고

진통제와 진정제등으로 위장한 가짜 처방약이 불법 마약류보다 인류의 건강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고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가 경고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두고 있는 INCB는 1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처방약 남용이 이미 유럽, 아프리카, 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헤로인, 코카인, 엑스터시 등의 전통적인 불법 마약류보다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진통제, 흥분제, 진정제 등의 처방약이 마리화나를 제외한 모든 불법 마약류보다 더 많이 남용되고 있으며 이들 처방약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전했다.

미국의 처방약 남용 인구는 1992년 780만명에서 2003년에는 1천510만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미국의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불법 마약 사용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속 4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마약 대용품으로 처방약을 사용하는 경우는 청소년과 성인 모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대용품으로 사용되는 가짜 처방약들은 밀거래 뿐 아니라 정상적인 통신판매와 인터넷을 통해서도 널리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필립 에마포 INCB 위원장은 이 같은 새로운 마약 사용 행태를 통제하지 못하면 지난 수년간 이룩한 국제적인 마약 통제 노력이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포 위원장은 "진짜인 것처럼 보이는 할인 약품들은 대부분 싸구려 복제품을 혼합한 것이며 이런 약품은 병을 치료하기 보다는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처방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고성능의 합성 마약은 실제 불법 마약류보다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북미지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마약류 처방약인 진통제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80배나 강력한 마약 성분을 갖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개발도상국에서 팔리는 약품의 약 50%는 가짜 약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INCB 보고서는 전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아편용 양귀비 재배는 지난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INCB 보고서는 밝혔다. 아편 산업은 아프간 전체 경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세계 최대의 아편 소비국으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란 인구의 2.8%가 코카인과 헤로인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란에서 소비되는 마약은 대부분 아프간에서 수입되고 있다.

한편 INCB는 마약 사용자에게 "안전 주사실"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 등 일부 유럽국가들은 마약 중독자들에게 에이즈 감염 등을 막기 위해 위생적인 주사기 등이 갖춰진 마약 사용 시설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에마포 위원장은 "이런 방법은 치료가 아니며 마약 중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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