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재정악화 해소 안되면 적자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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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재정악화 해소 안되면 적자 가능성
  • 윤종원
  • 승인 2006.09.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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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건보재정 건전화 TF 가동..위험관리 돌입

"담뱃값 인상이 이뤄지지 않는 등 건강보험 재정악화 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건강보험 혜택을 줄이든지 아니면 내년에 상당한 수준의 건강 보험료를 올려야만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기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보건복지부가 먼저 급히 위험신호를 보냈다. 이대로 가다가는 2004년 이후 안정기조를 유지하던 건강보험이 다시 적자의 늪으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당장 건보재정 위험관리에 나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학계 등과 공동으로 건보재정 건전화 테스크포스를 꾸려 가동에 들어간 것. 또 복지부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에서 건보재정이 들어가는 경우에는 반드시 건강보험을 담당하는 주무팀인 보험정책팀과 사전 협의를 거쳐 재정지출을 조정하도록 조치했다.

12일 복지부에 따르면 7월 말 현재까지는 건보재정이 그런대로 안정권이다. 당기수지 4천억원에다 누적수지가 1조7천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에 따라 지난해 9월 이후 암 등 중증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 수준을 대폭 확대되면서 지출이 눈덩이 같이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구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늘고 만성질환이 증가하면서 의료 이용량도 덩달아 크게 늘고 있는 점도 건강보험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 앞에 닥친 먹구름은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의료기관 등에 지출된 건강보험 지급액(보험급여비)은 10조3천839억원에 달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8조7천471억원에 비해 무려 18.7% 증가한 것이다.

건강보험 급여비는 올 6월부터 시작된 입원환자 식사비용의 건강보험 적용 등에 따라 하반기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건강보험료 수입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보험료 총액은 9조6천174억원으로 전년도의 8조7천25억원에 비해 1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고 지원금이 줄어들고 현재 추진 중인 담뱃값 인상안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있어 국민건강증진기금 지원액이 감소할 지 모르는 상황도 복지부를 힘겹게 하고 있다. 들어오는 돈은 적은데 나가는 돈은 많으니 적자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다.

복지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결국 여야 합의에 의해 애초 계획했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로드맵을 전면 수정해 건보 혜택을 축소 또는 시행시기를 늦추든지 아니면 건강보험료를 올려 국민에게 부담을 분산시키는 도리밖에 없는 상황으로 점점 몰리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 보험정책팀 관계자는 "당장 건보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담뱃값 인상이 불발에 그치는 등 재정안정 악화 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건강보험 누적 수지가 줄어들어 결국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회에서 담뱃값을 올리지 못하게 막아 건강보험 수입이 줄어들면 결국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축소하는 등 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계획대로 추진하려면 내년에 상당한 수준의 보험료를 올려야 하며, 그래야만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돌아서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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