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과 의료가 접목되어야
상태바
부동산 개발과 의료가 접목되어야
  • 병원신문
  • 승인 2015.06.03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심교언 교수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에는 3 Eds가 중요하다고 한다. 먼저 교육(Education)을 들고 있는데, 이는 두 가지로 나뉜다.

초중고로 대변되는 기초교육과 대학이 담당하는 고등교육으로 구성되며, 이 두 가지 모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대학의 경우 젊은 인재가 계속해서 머무르게 하는 효과가 커서 해당 지역의 활력과 혁신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신도시개발에 있어서도 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 어바인의 경우, 천 에이커(약 120만평)에 이르는 토지를 단돈 1달러에 매각하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을 유치하고, 양질의 기초교육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지금은 살기 좋은 도시의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의료(Medical)를 들고 있다. 의료의 경우도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주민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수준 높은 병원이 있어야 함을 의미하고, 다음으로는 산업적 측면에서 지역여건을 감안하여 조성되는 바이오클러스터와 메디클러스터를 들 수 있다.

대학과 연구소가 중심이 된 바이오클러스터는 이미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병원이 중심이 된 대도시 기반의 메디클러스터 조성도 선진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의 신도시 개발과 세종시의 경우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병원기능 유치를 처음부터 계획하고, 이를 위해 매진하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으로는 공공(Federal)을 든다. 이는 정부청사, 법원 등의 공공 기능을 유치하였느냐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동산 개발시 지자체 청사 혹은 공공기능의 청사를 유치하고 이를 입지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청사의 이전에 따라 종전부지의 도심공동화 현상 등으로 인해 지금은 정치적으로 사용하는데 제약이 있는 상태이다.

이상의 3가지 모두가 구비된다면 그 개발사업의 성공 가능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지므로 대부분의 디벨로퍼는 이들 기능의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하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의료의 이슈는 대략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대규모 택지개발 혹은 신도시 개발의 경우이다. 신도시 구상에 있어서는 앞서 말한 3 Eds를 항상 염두에 두고 추진하게 된다.

그래서 이들 3가지 기능에 대한 부지를 대부분 계획은 하였으나, 사업 진행에 있어서 미진한 상황이다. 수도권 내 신도시개발용지 중 의료용으로 된 곳은 대부분 미매각 용지 상태여서 개발전략이 새로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부동산 개발단계에 맞추어 초기에 입주한 의료기관에게는 파격적 혜택을 부여하고 나중에 들어오는 곳에는 시장가로 받는 전략을 택한다면 사업시행자의 추가 부담 없이도 관련 기능을 원활히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제도에서 이러한 방식이 최근 가능하게 되어 있으나, 의사결정 체계가 미비하여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는 않다.

두 번째로는 도시재생과의 연계이다. 선진국들의 도시재생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도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천편일률적으로 문화나 역사 등에 치우쳐 있고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본 고베의 경우, 도시재생프로젝트의 하나로 첨단의료산업특구로 지정되어 의료산업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역적으로 몇 개 도시는 광역차원에서 의료서비스를 계속 제공해야하고 인력도 양성해야하므로 이러한 성공사례를 참조하여 정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의료관광과 관련한 개발 이슈이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의료관광 클러스터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독일, 스웨덴, 헝가리, 멕시코 등은 잘 알려진 의료관광 강국이며, 두바이, 상하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의 도시는 의료관광지로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태국이 선두를 형성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가장 선진화된 의료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담기관 ‘싱가포르 메디슨’을 2003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광업과의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태국의 경우 국가전략계획에 따라 신규 병원 설립에 100-150억 달러 투자를 추진할 정도로 정부주도의 강력한 사업추진이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 자유화, 저렴한 진료비, 국제수준의 의료진 및 의료장비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최근 의료관광대국으로 발돋움하였다.

인도의 경우는 의료서비스와 IT산업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의료관광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통의학인 아유로베다 요법과 요가 등의 치료요법으로 차별화하고, 타지마할 등의 관광자원과 결합함으로 인도만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말레이시아의 경우, 말레이시아 헬스케어 여행위원회를 발족하여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병원투자와 관련하여 투자금의 100% 세금감면정책을 도입하고, 의료인은 국적에 무관하게 취업비자를 발급하며, 의료관광 수입에 대해서는 이중 공제가 가능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외국인의 의료방문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지원책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나 아쉽다고 할 수 있다. 한류의 급속한 확산을 바탕으로 한방의료관광, 템플스테이, 한류 음식, 한국 고유의 역사자원, 쇼핑 등과 연계된다면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나 아직은 이러한 개발 구상이 본격화되질 않고 있다.

2012년 현재 아시아 전체 의료관광 시장의 92%를 싱가포르와 태국, 인도가 차지하고 있다. 국내 병원의 역량은 선진국과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 받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도 국정과제로 의료와 관광이 융합된 체류형 의료관광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보다 더 파격적인 사업모델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신도시개발과 도시재생에 있어서도 의료를 활용한 개발모델이 정립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 의료인의 적극적 참여가 요망된다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