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동물원에 사람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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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동물원에 사람도 전시
  • 윤종원
  • 승인 2005.08.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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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동물원은 26일부터 29일까지 사람을 전시 동물에 추가해 울타리 안에 가둔 채 일반에 공개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인터넷 공모에 응한 30명의 지원자 가운데 선발된 5명의 여자와 3명의 남자들은 전시 첫날 수영복을 입은 위에 무화과 잎사귀로 주요 부위를 덧댄 반라의 몸으로 바위와 물 등으로 조성된 인공적인 야생 상태에서 햇볕을 쬐고 장난을 치는가 하면 관람객을 구경하거나 손을 마주 흔드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주의: 자연 환경 속의 인간"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이들의 공간은 다른 영장류들의 공간과 붙어 있으나 전기 담장으로 격리돼 있다.

동물원 대변인 폴리 윌스는 이들을 본 관람객들이 웃고 어린이들이 "사람이 왜저 안에 있어요?"라고 묻는 등 동물원 측이 바라던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사람이 다른 환경에 다른 동물들과 함께 있는 것을 봄으로써 인간도 영장류의 하나일 뿐이라는 점을 일반 대중이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동물이 된 화학자 톰 마호니(26)은 "많은 사람들이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데 동물로서의 인간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인 브렌던 카(25)는 원숭이와 고양이, 앵무새, 박쥐 등과 인간의 유사성을 보여주는 시를 보낸 뒤 선발됐다. 이들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밤이면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동물원 측은 전시된 인간들에게 충분한 음식과 물을 제공하는 한편 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훌라후프와 보드게임 등도 갖고 놀게 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대체로 "인간도 동물의 하나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 관람객은 전시 동물에게 수영복을 입힌 것은 부자연스러우며 동물들이 아무 것도 안하고 빈둥거리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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