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 노인 80% "죽어서도" 가족이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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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시설 노인 80% "죽어서도" 가족이 외면
  • 윤종원
  • 승인 2005.07.2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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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부양을 포기하거나 거부해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던 노인의 80% 가량이 죽어서도 가족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부산시가 지난 95년부터 지난달말까지 시내 요양원 등 노인복지시설에서 생활하다 숨진 노인 2천917명에 대한 사후조처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족에게 시신이 인도된 경우는 전체의 15.5%인 451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의 74.3%인 2천166명은 가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중 79.2%인 1천715명은 가족들이 시신인수를 거부했고, 전체의 25.7%인 751명은 아예 가족들과 연락이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복지시설 관계자들은 "가족이 확인되면 `정부에서 장례비로 1인당 50만원을 지급한다"면서 시신인수를 적극 권유해도 `50만원으로 무슨 장례를 치르느냐, 그동안 남처럼 살았는데 이제와서 무슨.."이라며 전화를 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후에도 가족들이 외면한 노인은 복지시설 관계자들이 조촐하게 장례식을 치른 뒤 대부분 화장해 일부는 납골당에 유골을 안치하지만 상당수 노인의 유골은 산이나 바다에 뿌려지고 있다고 시 관계자는 밝혔다.

시 관계자는 또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치매와 중풍 등 만성질환을 앓고있는 노인을 복지시설에 맡기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세상을 떠나는 노인까지 외면하다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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